삼성의 새 외국인 타자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다린 러프(31)가 오키나와에서 첫 실전을 가졌다. 삼성의 평가대로 힘 하나는 무시무시했다.
러프는 4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4번 1루수로 출전했다. 지난 2월 16일 삼성과 총액 110만 달러에 계약한 뒤 팀에 합류한 러프는 최근 오키나와에서 천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중이었고 이날 첫 연습경기에 나섰다. 타 구단은 물론 삼성 코칭스태프 및 관계자들도 러프의 첫 실전에 큰 관심을 보일 정도였다.
러프는 김한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필요로 했던 우투우타 거포 유형의 타자다. 우투우타로, 올해 FA 자격을 얻어 KIA로 떠난 최형우의 공백을 메울 해결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경력만 따지면 KBO 리그 외인 타자 중 최정상급. MLB에서도 힘은 충분히 보여준 선수로 잠재적인 홈런왕 후보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첫 실전 성적은 나무랄 곳이 없었다. 2회 선두타자로 첫 타석을 소화한 러프는 차분하게 볼넷을 골랐다. KIA 선발 김진우의 몸쪽 승부에 말려들지 않았고, 3B 상황에서도 욕심을 내지 않고 공을 봤다. 높은 쪽에서 떨어지는 커브에 반응하지 않으며 걸어 나갔다. 최대한 공을 많이 보려는 느낌이었다.
두 번째 타석에서는 대포가 터졌다. 0-2로 뒤진 5회 선두타자로 나선 러프는 초구 볼을 지켜본 뒤 2구째 벼락같은 스윙을 선보였다. KIA 좌완 고효준이 던진 143㎞짜리 패스트볼이 빠른 공에 이날 첫 스윙이 나왔는데 힘을 제대로 주며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짜리 솔로포를 터뜨렸다. 관계자석에서는 러프의 힘에 탄성이 나왔다.
애당초 두 타석 정도만 소화할 예정이었던 러프는 5회 홈런을 끝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비록 두 타석이기는 했지만 확실한 힘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기대치는 증명했다. 수비에서도 2회 신종길의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여유있게 잡아내는 등 민첩한 순발력을 발휘했다. 기본적인 1루 수비에서 특별한 실수는 없었다.
러프는 경기 후 "현재 순조롭게 시즌에 맞춰 준비해 가고 있다. 첫 타석에 공을 많이 본 것이 두번째 타석에서 좋은 스윙을 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떠올리면서 "특별한 것 없이 팀 스케줄에 맞춰 동료들과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 나에게 팀과 팬들이 바라는 만큼의 활약을 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팀에도 도움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팬들에게도 나에게도 좋은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