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부진-송준호 활약' 현대캐피탈, 연승에도 깊어진 고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17.03.04 16: 06

현대캐피탈 송준호가 소방수 역할을 해내며 팀의 균열을 막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고민이 될 수 있는 대목이 생겼다. 외국인 선수 대니의 존재감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3-25 25-23 25-16 25-16)로 역전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로서는 쉽게 넘길 수 없는 이날 경기였다. 우선 선두 추격에 일말의 기대감이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62점으로 선두 대한항공(승점 70점)과 격차가 꽤 벌어져 있었지만,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서 충분히 우승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만약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에 패한다면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우승은 확정 됐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확정이 된 상황에서 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던 상황. 조급해 하고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욕심과 기대감이 없는 상황은 아니었다. 
이날 경기가 중요했던 이유는 또 하나, 우리카드라는 난적을 상대로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선수 대니의 활용도를 확인해 볼 수 있는 일전이기도 했다. 대니는 스타팅 멤버에 포함돼 경기를 치렀다.
그러나 대니의 경기력은 그리 돋보이지 않았다. 1세트부터 흔들렸다. 2점을 올렸지만 수비 리시브 등에서 불안감을 노출했다. 아직 경기력이 완전치 않았다. 현대캐피탈도 우리카드에 흐름을 뺏기며 1세트를 내줄 위기에 놓였다. 결국 1세트 17-20으로 뒤진 상황에서 최태웅 감독은 송준호를 투입했다. 팀의 균열이 커지는 것을 일단 막아보려는 수였다.
그리고 이 수는 정확하게 적중했다. 송준호의 투입은 흔들리던 현대캐피탈의 경기력에 안정을 가져다줬다. 1세트는 23-25로 내줬지만 2세트부터 현대캐피탈의 경기력은 살아났다. 
송준호가 투입된 이후 현대캐피탈의 리시브 라인은 안정감을 되찾았다. 리시브 성고 ㅇ이후 공격으로 올라가는 빈도 자체가 많아졌다. 또한 주포인 문성민 역시 수비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공격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송준호가 간간히 터뜨리는 오픈 공격은 팀에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눈에 띄는 범실도 없었다. 기록된 범실은 2개. 송준호 투입 이후 현대캐피탈은 1세트와 다른 팀으로 탈바꿈 했다. 결국 대니는 송준호와 교체된 뒤 코트를 다시 밟지 못했다. 
이날 송준호는 8득점으로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송준호 투입 이후 현대캐피탈은 밸런스를 되찾으면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팀에 균열이 생겼을 때 투입된 소방수 역할을 충실하게 해냈다. 
그러나 향후 봄 배구를 위해서는 대니가 반드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한다. 큰 경기에서 문성민의 부담을 건네 받아야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러나 대니 대신 송준호의 활약상이 두드러지면서 현대캐피탈은 승리에도 고민이 늘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이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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