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손연재, “관심 받으며 운동해서 행복했다”(일문일답)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17.03.04 16: 34

[OSEN=태릉, 이인환 인턴기자] “굿바이, 리듬체조 요정”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4, 연세대)가 4일 자신이 그동안 연기를 펼쳤던 태릉선수촌 리듬체조장 필승주 체육관에서 은퇴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날 손연재는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난 뒤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팬들에게 직접 은퇴 소식을 전했다.
손연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2016 리우올림픽에서 개인종합 4위에 오르며 한국 리듬체조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두고 손연재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이후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지를 두고 관심이 쏠렸었다. 그러나 손연재는 대표 선발전 출전신청 마감일을 앞두고 17년 현역 선수 생활서 은퇴를 결심했다.

지난 18일 손연재의 매니지먼트사 갤럭시아 SM은 보도 자료를 통해 "손연재는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으며 동시에 현역선수로서도 은퇴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손연재는 소속사의 은퇴 발표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조금의 후회도 남지 않는다. 17년 동안의 시간들이 나에게 얼마나 의미 있었고 내가 얼마나 많이 배우고 성장했는지 알기에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밝혔다."고 적은 바 있다.
-  은퇴 소감은? 
▲ 리듬체조와 함께 17년으로 살아온 게 인생의 전부였다. 하지만 이제는 리듬체조 선수가 아닌 24살 손연재로 살아가려고 한다.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올림픽 이후 은퇴를 결심한 이후 앞으로의 목표는 후회할 일을 하지 하지말자라고 다짐했다. 오랜 선수생활 동안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후회는 없다. 이제는 하고 싶었던 것들 해보면서 무엇을 잘하는지 찾아내 스스로를 발전시키려 한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2016 리우 올림픽은 가장 보람차고  값진 보상이었고 함께 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지금까지 선수로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지금까지 받은 사랑만큼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겠다.
- 선수 생활 돌이켜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고 행복했던 순간은?
▲ 시니어 무대에 데뷔하면서 가장 큰 무대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였다. 메달이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단상에서 메달을 목에 걸 때 정말 시니어 선수가 되었다는 실감이 들었다. 그리고 당연히 마지막 리우 올림픽도 선수 생활에 가장 보람찼다. 최선을 다했다.
- 은퇴 이후 손연재의 모습은?
▲ 올림픽 준비 때문에 휴학을 해서 학업이 남아있다. 이제 리듬체조 선수가 아닌 학생으로서 학업에 충실하고 싶다. 선수가 아니더라도 한국 리듬체조에 큰 기여를 하고 싶다. 후배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 리듬체조 선수로서 가장 자부심을 느끼는 대회는?
▲ 국제 경기 나가서 애국가를 한번이라도 듣는 게 꿈이었다. 마지막 아시안 게임 때 경기장에서 여러 번 애국가를 들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 평생 해온 리듬체조를 그만두기 힘들었을 것 같다. 은퇴하면서 아쉬운 부분은?
▲ 리듬체조 자체가 다른 운동 종목에 비해 은퇴시기가 빠르다. 다른 분들이 빠른 은퇴를 아쉬워해주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사실 5살부터 리듬체조와 함께 해왔기에 리듬체조 없는 삶은 상상이 안 간다. 원래 은퇴를 할 시점은 계속 생각해왔었다. 2014년 아시안게임 이후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지만 2016년 두 번째 리우 올림픽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자고 마음먹었다. 2년간 천천히 연습을 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인터넷 상의 악플에는 어떻게 대응했나?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싶다.
▲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인터넷 상에서 안 좋은 반응이 생겼던 것 같다. 그런 시선을 볼 때마다 내가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더 노력했다. 오히려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서 그분들에게도 감사하다. 사실 선수 생활하면서 정말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에 책임감도 생기고 힘이 되었다. 많은 관심을 받으며 운동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 지도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있으신가?
▲ 아직 학부생이다 보니 미래에 무엇을 할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제 또래 친구들도 한참 진로 고민을 하는 시기다. 선수 생활하면서 리듬 체조 말고 다른 분야를 경험해볼 기회가 적었다. 앞으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도록 노력하겠다. 후배 선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돕고 싶다. 러시아에서 6년간 경험을 살려 선진 시스템을 후배들에게 널리 알리고 도와주고 싶다.
- 러시아에서 배운 훈련을 하면서 꼭 한국에 도입되면 좋겠다는 시스템은 있나?
▲ 제일 아쉬운 점은 선수들이 출전할 대회가 적은 것이다. 국내 대회뿐 만아니라 국제대회도 자주 열러 선수들이 많이 참가해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실전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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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태릉=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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