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집중’ 레일리, 업그레이드 기대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05 06: 08

KBO 리그 3년차를 맞이하는 좌완 브룩스 레일리(29·롯데)는 올해 그 어느 때마다 어깨가 무겁다.
명실상부한 ‘에이스’의 호칭이 붙는다는 점은 영광스러운 일이지만, 선발진이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롯데의 상황이라면 책임감도 크다. 레일리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몸을 만든 레일리는 지난 2년 이상의 활약을 노리고 있다. 체인지업이 그 핵심 포인트다.
레일리는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현 긴스타디움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박세웅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첫 등판이었는데 레일리의 신경은 온통 체인지업에 쏠려 있었다.

가볍게 몸을 푼 레일리는 경기 직후 “전체적으로 좋았다. 건강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전반적인 느낌은 기대 이상이었다”라면서 “오늘 경기는 체인지업을 중점으로 실험했다”고 밝혔다. 오프시즌 준비가 조금 다른 점이 있었는데 바로 그 중심에 체인지업이 있었다는 것이 레일리의 설명이었다.
레일리는 첫 시즌이었던 2015년 31경기에서 11승9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하며 검증 도장을 받았다. 극심한 타고투저 흐름에서 지난해 성적(31경기 8승10패 평균자책점 4.34)도 나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닝(184⅔이닝)은 2015년(179⅓이닝)보다 많았다. 다만 후반기 성적이 좋지 않았던 것이 전체적인 기록을 깎아 먹었다. 상대 팀은 레일리를 상대로 우타자 라인업을 들고 나왔고, 레일리는 여기에서 완벽한 해답을 찾지 못했다.
KBO 공식기록업체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레일리의 지난해 구종별 구사 비율은 투심패스트볼(27.2%), 포심패스트볼(23%), 슬라이더(20.9%), 체인지업(15%), 커브(13.8%) 순이었다. 패스트볼 계통의 구종과 슬라이더의 위력은 이미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만으로 우타자를 완벽하게 제압하기는 어려웠다. 어쩌면 레일리가 체인지업을 다시 집어든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오프시즌 중 중점 사안으로 두고 훈련한 결과 상당 부분 다른 점을 느낀다는 것이 레일리의 설명이다. 레일리는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라는 무기가 있는 상황에서 체인지업을 더 새로운 무기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라면서 “아무래도 상대 타자들이 내 패스트볼이 좋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체인지업을 구사하면 타자들을 타이밍을 뺏는 것이 수월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분석했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날카로운 체인지업이 떨어질 수 있다면 레일리의 위력은 배가된다. 결국 체인지업이 레일리의 3년차 시즌을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레일리는 “여러 가지 올해 목표가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인 면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야심찬 출발을 알린 레일리는 5일 SK와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해 또 한 번의 실험을 이어간다. /skullboy@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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