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10문10답] 김태형 감독, "3연패 도전, 불펜까지 완벽해지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05 06: 10

집권 2기, 두산 베어스 야구는 계속 된다. 
두산 김태형(50) 감독에게 2017년은 집권 2기의 시작이다. 지난 2014년 10월 두산과 2년 계약을 맺은 뒤 2015~2016년 연속 우승을 이룬 김 감독은 3년 총액 20억원의 역대 최고 감독 대우에 재계약했다. 김 감독 부임과 함께 모두가 인정하는 '두산 왕조' 시대가 열렸다. 올해는 KBO리그 역대 3번째 3연패에 도전한다. 
시작부터 2연패 위업을 세운 김 감독이지만 여전히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다. 김태형 앞에 베어스가 있다. 호주 시드니에 이어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이끌고 있는 김 감독에겐 2년 연속 우승팀의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난다. WBC 대표로 8명의 선수들이 차출됐지만 새 얼굴들이 빈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어서이다. 

일본 미야자키 기요타케 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에게 10개의 질문을 던졌다. 화통한 성격답게 김 감독에게선 막힘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① 캠프가 이제 마무리 단계인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전체적으로 젊은 백업 선수들이 기량이 많이 좋아졌다. 신인 투수 2명(김명신·박치국)도 기대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 백업들의 경쟁이 심해졌다. (WBC 8명 차출로) 위에 선배들이 없으니 하고자 하는 의식이 더 커지지 않나 싶다. 8명이 대표팀에 가는 바람에 1군 캠프에 합류 안 될 선수가 몇 명 더 왔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② 김명신·박치국뿐만 아니라 파이어볼러 이동원, 거포 내야수 김민혁도 주목받고 있다. 올 시즌 1군 즉시 전력이 가능한가. 
"아직까지 얘기하긴 그런데 김명신과 박치국은 공 자체로 볼 때 지금까지 굉장히 좋다. 김민혁이나 이동원 같은 경우는 앞으로 멀리 보는 선수들이다. 올해 당장 어떻게 하기보다 나중을 본다. 상황에 따라 쓸 수도 있지만 올해 당장 포커스를 맞추는 선수들은 아니다. (육성 노하우는) 없다. 어느 팀이든 특출나게 보이는 선수들이 있다. 이동원은 공이 워낙 빠른데 제구가 안 좋았다. 작년 시즌 홈경기 때 1군에 불러 권명철 투수코치가 집중적으로 지도하며 가능성을 봤다."
③ 3연패 도전을 위협하는 팀들도 많다. 정상을 지키는 부담이 클 듯하다. 
"지킨다는 생각은 없고, 다시 도전한다는 마음이다. '지킨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 (리그 전체적으로) 눈에 보기에 전력이 빠져나간 팀들을 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시즌 들어가기 전에는 항상 쉽지 않아 보인다. LG와 KIA는 작년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며 젊은 선수들이 크게 올라왔다. LG는 차우찬을 데려왔고, KIA는 최형우를 영입했을 뿐만 아니라 안치홍-김선빈이 제대해서 합류한 게 굉장한 플러스 효과다. 두 팀 모두 작년보다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④ 감독으로서 올 시즌 팀 전력에 있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다른 것보다 피로 누적이다. 재작년 프리미어12부터 한국시리즈, WBC까지 주축 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것이다. 큰 부상은 아니더라도 보이지 않는 피로가 염려되긴 한다. 어느 정도 조절이 필요하다.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를 잘해서 무리시키지 않아야 한다.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 스태프들과 많은 이야기를 한다."
⑤ 지난해 유일한 약점이었던 불펜은 올해 어떻게 될 것 같나. 
"올해 훨씬 좋아질 것 같다. 젊은 선수들의 경험도 많이 쌓였고, 작년에 재대한 홍상삼과 이용찬이 들어왔다. 이용찬은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했지만 페이스가 굉장히 좋다. 빨리 합류할 수 있을 것 같다. 이현승도 있고, 김강률도 좋아지고 있다. 신인 투수 둘도 좋고, 작년보다 다 좋다. 불펜까지 완벽하면… 허허허. 워낙 선발들이 좋아 불펜이 아쉬운 부분은 있지만 결코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조금씩 계속 만들어져 가면 불펜도 굉장히 좋아질 것 같다. (이용찬의 상태는) 지금 거의 60m까지 던지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바로 하프피칭에 들어간다는 보고를 받았다. 정재훈은 올해 쉽지 않을 것이다. 어깨 회전근개 수술이 간단한 게 아니다. 지금까지 공 만지는 단계는 멀었고, 재활을 시작하는 수준이다. 
⑥ 김재환·오재일·박건우처럼 지난해 풀타임 첫 시즌을 성공적인 보낸 선수들에게 2년차 징크스가 걱정되진 않나. 
"내가 걱정하는 것보다 본인들이 걱정 안 했으면 좋겠다. 선수 본인들이 부담을 갖고 작년 기록을 쫓아가지 않았으면 한다. 기록은 신경 쓰지 말고 각자 자신의 야구를 한다면 기록은 따라올 것이다. 작년 기록에 너무 스트레스 받을까 염려될 뿐이지, 기량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다."
⑦ 외국인선수 3인방 니퍼트, 보우덴, 에반스에 대한 기대치는 어떤가. 니퍼트는 최근 홀수해 부상 리스크가 있었는데. 
"컨디션은 다들 정상적이다. 어떻게 보면 작년에 최고였다. 부상만 조심하면 된다. 니퍼트와 보우덴이 정상 로테이션에 들어가고, 에반스도 풀시즌을 할 수 있는 몸이면 좋겠다. 니퍼트의 부상은 늘 대비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6선발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니퍼트뿐만 아니라 선발투수 쪽에 항상 변수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6선발을 준비 중이다."
⑧ 2년 전 처음 부임했을 때 그렸던 팀대로 잘 만들어지고 있나. 
"잘되고 있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분이다. 사실 어느 감독이든 새로 부임하면 추구하는 방향이 있지만 성적이 나지 않으면 추구하는 게 다 묻힌다. 성적이 나면 모든 게 좋게 포장되는 것이 야구다. 일단 이기는 야구가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 팬들에게 실망스런 야구를 보여드리지 않아야 한다. 점수를 많이 주고 뒤지고 있어도 선수들이 기본적으로 해야 할 플레이들은 잊지 말아야 한다. 그건 모든 감독이 마찬가지, 다 똑같을 것이다. 
⑨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집권 2기 추구하는 방향은 무엇인가. 
"똑같다. 내 야구가 아니라 두산 베어스 야구를 변함없이 추구할 것이다. 성적은 당연히 내야 하는 것이고, 그 다음을 늘 준비하려 한다. 기존 선수들이 잘하고 있지만 야구는 항상 변수가 있다. 특별히 어떤 야구를 추구할 건 없다. 우리 두산 베어스 야구 그대로 가는 것이다. 좋은 투수 자원들이 많이 생긴 만큼 앞으로 이들의 성장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될 것 같다."
⑩ 감독의 야구로 더 주목받고 싶은 마음은 없나. 
"감독은 성적나면 주목받는다. 그러니까 성적 내야 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 감독은 성적이 나빠도 주목을 많이 받는다. 가만 있어도 엄청 받는다(웃음). 굳이 더 주목받으려 할 필요가 있나. 잘하면 잘하는대로, 못하면 못하는대로 항상 주목받지 않나. 야구는 다함께 하는 것이다. 물론 감독이 절대적인 구심점 역할을 하는 건 있지만, 결국 선수·스태프와 같이 하는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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