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구님’은 잊어라...‘당신은’ 구혜선의 끝없는 도전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3.05 10: 05

‘구님’으로 사랑 받았던 구혜선이 ‘당신은 너무합니다’로 본업인 배우로 돌아왔다.
지난 4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는 20년간 톱스타 자리를 유지한 가수 유지나(엄정화 분)와 그의 모창가수 유쥐나로 활동 중인 정해당(구혜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유지나와 정해당은 극과 극의 삶을 살았다. 유지나는 화려한 디바로서의 삶을 살았고, 정해당은 무대 위로 날아오는 과일을 맞으면서도 동생들의 학비를 벌기 위해 노래를 계속 했다. 그런 두 사람은 우연히 술집에서 각자 홀로 술을 마시다가 만나게 됐다.

유지나의 엄청난 팬인 정해당은 유지나를 좋아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냈고, 유지나는 그런 정해당에 흥미를 느꼈다. 급기야 유지나는 정해당의 집에 방문하는가 하면, 직접 춤을 전수해주고 자신의 의상을 주기도 했다. 정해당은 우상인 유지나와 친분을 쌓으며 꿈만 같은 날을 보냈다.
그런 두 사람의 관계는 곧 깨지고 말았다. 유지나의 아들 사진이 담긴 목걸이가 정해당의 가족으로 인해 세상에 공개된 것. 정해당은 이를 사과하려 했으나, 유지나는 “도대체 당신들이 뭔데 내 인생을 한순간에 무너뜨려. 내 성공에 빌붙어 살든 신경 쓰지 않을 테니 당장 나가라”고 말하며 그를 내쫓았다.
이처럼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인연인 듯, 악연인 듯 얽히는 유지나와 정해당을 그렸다. 두 사람은 워맨스와 대립 관계를 넘나들며 흥미를 이끌어냈다. 두 사람의 묘한 관계는 단조롭지 않은 입체감을 느껴지게 했다.
하지만 그만큼 복잡한 감정을 소화해야 하는 배우들은 큰 미션을 받은 셈이다. 특히 정해당은 여러 아이러니 위에 놓인 인물이라 더욱 까다롭다. 무대 위에서 자신이 존경해 마지않는 유지나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행복이지만, 그를 흉내 내며 ‘가짜 인생’을 살아야 하는 것은 고통이다. 거기에 자신을 내치는 유지나에 미안함도, 야속함도, 존경심도 가진 인물이기도.
정해당 역을 맡은 구혜선은 이런 복잡미묘한 정해당의 상태를 단 한 회 만에 시청자들에 전달해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맡았다. 정해당이란 캐릭터 자체가 그에겐 큰 도전일 터. 무대 위에서 춤추고 노래를 해야 하고, 50부작이란 긴 호흡을 주인공으로서 끌고 가야만 한다.
그럼에도 구혜선은 씩씩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도전을 해나가고 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직전에 방송된 tvN ‘신혼일기’에서 달콤한 신혼 생활 중인 ‘구님’의 모습을 지우는 것에는 성공한 듯 보인다.
구혜선은 제작발표회에서 “연기는 정말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며 ‘당신은 너무합니다’에 참여하면서 연기자로서의 마음가짐을 새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신인의 마음으로, 남다른 각오로 작품에 임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구혜선의 도전은 이제 막 시작이다. 그가 과연 ‘당신은 너무합니다’를 통해 배우로서 어떤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당신은 너무합니다’ 방송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