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라이브] 박정진, "슬로스타터 NO, 개막 두 달 승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05 13: 00

"시즌 초반 가장 확실한 중간 투수는 박정진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의 시즌 초반 구상에서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투수가 있으니 바로 박정진(41)이다. 권혁·송창식의 재활이 순조롭게 진행돼 실전 복귀가 임박했지만, 수술 이후 구위 회복은 아직 미지수다. 권혁·송창식의 구위가 완벽하게 회복되기 전까지는 박정진이 불펜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스프링캠프를 갖고 있는 박정진도 같은 생각이다. 박정진은 시즌 초반보다 중후반으로 갈수록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슬로스타터' 타입. 주축 투수로 자리 잡은 2010년 이후 월별 평균자책점은 표본이 적은 10월을 제외할 경우 4월(5.51)이 가장 높다. 이를 잘 아는 박정진은 팀을 위해 페이스도 바꾸고 있다. 슬로스타터에서 패스트스타터로의 변신이다. 

- 캠프가 어느덧 막바지인데 잘 진행되고 있나. 
"훈련 잘하고 있다. 감독님의 많은 배려 속에서 컨디션을 맞추고 있다. 감도님께서 알아서 몸을 잘 만들라고 맡기셨는데 부상없이 지금까지 잘 왔다. 6일 우승팀 두산과 연습경기에 첫 실전을 들어간다."
- 캠프에서 제일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부분은. 
"스피드를 끌어올리는 게 첫 번째다. 워낙 슬로스타터란 말을 많이 들었다. 작년에도 처음 한 달간 안 올라왔다. 몸은 다 된 것 같은데 스피드가 부족했다. 올해는 그걸 중점적으로 맞춰가고 있다. 피칭할 때도 원래 했던 페이스보다 더 세게, 더 밸런스 위주로 하고 있다. 전력 투구를 하려 한다.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슬로스타터 소리를 안 듣게 노력하고 있다."
- 구속은 어느 정도 나와야 준비됐다고 할 수 있나. 
"일단 140km는 나와야 한다. 작년 이맘때는 135km 정도밖에 안 나왔는데 올해는 개막전까지 140km를 목표로 하고 있다. 몸을 사리기보다 실전 모드로 완전히 만들어놓고 시작하려 한다. 감독님도 작년에 말씀하셨는데 '넌 페이스가 늦은 편이다. 빨리 만들도록 조절해보라'고 하셨는데 올해 나 스스로 몸을 만들어놓고 시즌 들어가려 한다."
- 한화는 팀 특성상 초반 성적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원래 개막 두 달이 시즌 성적을 좌우한다. 우리팀이 충청도라서 그런지 올라오는 게 늦다(웃음). 시즌 끝날 때쯤 막판에 반짝하곤 했다. 선수들끼리도 올해는 초반부터 피치를 올려보자고 한다. 주장 (이)용규를 비롯해 그런 이야기를 자주 한다."
- 최고참 투수로서 한화 마운드는 어떻게 보나. 
"투수가 캠프에 워낙 많이 왔다. 경쟁 아닌 경쟁을 하는 것이다. 원래 이 시기에는 20명 내외로 해서 하는데 지금은 30명이 넘는다. 감독님께서 다 유심히 보신다. (안)영명이가 들어오고, (윤)규진이도 완벽한 상태이고, (권)혁이랑 (송)창식이도 페이스가 빠르다. 문제없이 들어가게 되면 한 번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외국인 투수들이 얼마나 해주느냐가 관건인데 아직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오간도도 아직 100% 던진 게 아니라고 한다. 외국인들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그 선수들이 잘해주면 우리 불펜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 2013년말 FA 계약 후 벌써 4년째가 됐다. 시즌 후 다시 FA 재취득이다. 
"4년 시간이 빨리 간다. 두 번재 FA 같은 건 생각하는 않는다. 내 나이에는 항상 끝을 생각하는 시기다. 1년, 1년씩 생각한다. 올해도 다행히 부상없이 몸을 잘 만들고 있다. 1년씩 하다 보면 하는 것이지, 올해 FA라 뭐를 하겠다 그런 건 없다."
- 뒤늦게 꽃을 피우는 바람에 FA 대박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듯하다. 
"그런 건 전혀 없다. 지금 이 늦은 나이에 1군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다. 젊을 때 많이 아팠고, 재활군에 있거나 1~2군을 왔다갔다하며 부상 때문에 시달렸다. 그렇게 하다 옷을 벗은 선수들이 많다. 그런 걸 보면 난 다행이다. 지도자 운도 있었고, 타이밍이 잘 맞아 몸이 좋아졌다. 그때부터 노하우가 생긴 것이다. 어떻게 해야 부상 없이 할 수 있는지 방법이 쌓이면서 여기까지 왔다."
- 그렇다면 선수생활은 언제까지 하는 것을 목표로 하나. 
"체력적으로 달린다는 생각이 들면 '정말 끝이구나, 안 되겠구나' 생각이 드는데 그렇지 않다. 아직 자신 있다. 원래 목표는 44살까지 하는 것이다. 하지만 목표는 목표일 뿐이고, 잘해야지 되는 것이다. 못하는데 그런 건 있을 수 없으니까. 
- 아직도 팀 내에서 장거리 러닝 1등을 하나. 
"이젠 1위 아니다. 내 나이대에서 잘 뛰는 정도다. 열심히 하지만 1등은 아니다. 42살이 러닝 1등하면 그 팀이 이상한 것이다(웃음). 1월에 괌에서 (이)태양이와 같이 개인훈련을 했는데 태양이 페이스가 맞추느라 죽을 뻔했다(웃음).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에서 공을 어느 정도 던져놓은 덕분에 스프링캠프에도 몸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시즌 개막까지 남은 기간 준비 잘하겠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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