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당신은’을 흥미롭게 만드는 아이러니3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3.05 14: 59

‘당신은 너무합니다’가 흥미로운 설정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에 성공했다.
지난 4일 오후 첫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는 ‘디바’ 유지나(엄정화 분)와 그의 모창가수 유쥐나로 살아가는 정해당(구혜선 분)이 만나 인연을 쌓아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유지나와 정해당은 정반대의 삶을 살았지만, 우연히 각자 술을 마시다 만나 서로에게 호기심을 느꼈다. 정해당은 유지나를 험담하는 사람들에 목소리를 높일 만큼 유지나의 열정적인 팬이었고, 유지나는 자신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형편이 어려운 집안 살림을 책임지는 정해당을 신기하게 생각했다.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정해당은 유지나를 자신의 집에 초대했고, 유지나는 직접 나이트클럽으로 찾아가 정해당의 무대를 보고, 자신의 의상을 선물했다. 하지만 우정도 잠시, 정해당의 가족 때문에 유지나의 아들이 담긴 사진이 유포되면서 두 사람의 사이는 금이 갔다.
이처럼 ‘당신은 너무합니다’의 첫 방송에서는 유지나와 정해당이 얽혀 들어가는 과정이 그려지며 두 여자의 애증 서린 앞날을 예고했다. 엄정화와 구혜선이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 유지나와 정해당을 연기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무엇보다 인물들의 설정이 흥미로운 드라마다. 일단 구혜선이 맡은 정해당이란 캐릭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해당은 노래를 좋아하지만,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가짜’의 삶을 살아가게 된 모창 가수다. 그런 와중에 자신이 사모해 마지않는 유지나를 만난다.
유지나를 만난 정해당의 상태는 아이러니의 정점이다. 노래를 사랑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유지나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행복하지만, 생계를 위해 무대 위해서 ‘짝퉁’을 자처해야 하는 신세는 비참하다. 그에게 유지나란 징글징글한 생계와 동시에, 존경하는 우상이다. 정해당에게는 노래도, 가족도, 유지나도 모두 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안겨다주는 복합적인 요소다.
이런 설정 때문에 유지나와 정해당의 관계 또한 워맨스와 적, 그 사이를 오가는 묘한 관계가 됐다. 유지나는 20년간 톱스타의 위치를 지켰지만, 성공을 위해 아들을 외면한 아픔을 지녔다. 그런 유지나의 눈에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정해당은 부러움과 동시에 한심함의 대상이다.
한 회 안에 정해당을 향한 유지나의 감정이 안쓰러움부터 적개심까지 오갔던 것은 정해당의 가족이 자신의 치부를 세상에 드러냈다는 치명적인 사건도 있지만, 자신에겐 모순 덩어리인 정해당을 느끼는 유지나의 상태를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처럼 ‘당신은 너무합니다’의 정해당과 유지나, 그 둘의 관계는 모순으로 얽혀 단순한 선악구도를 넘어서는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를 만들게 한다. 이외에도 ‘당신은 너무합니다’에는 아버지를 죽도록 미워하지만 아버지를 닮아가는 박현준(정겨운 분) 등 운명의 장난과 같은 캐릭터와 설정들이 등장해 풍성함을 더한다.
‘당신은 너무합니다’를 압축해 표현한다면, 다름 아닌 ‘애증’이란 단어일 것이다. 애증이란 말 자체가 사랑과 미움을 동시에 표현하는 아이러니한 단어다. ‘당신은 너무합니다’는 사랑과 복수라는 단순한 소재에서 벗어나 인간관계의 무수한 틈을 채우는 애증과 아이러니를 조명할 예정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당신은 너무합니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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