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스토리] 한화-두산, 휴식일 풍경 '극과 극'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05 16: 05

"쉬는 날이 어디 있나?"
5일 일본 미야자키. KBO리그 팀 중에서 유이하게 이곳에 2차 캠프를 차린 한화와 두산은 이날이 공식 휴식일이었다. 두 팀 모두 4일 훈련, 1일 휴식 턴으로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휴식일 풍경은 두 팀의 다른 처지만큼이나 극과 극이었다. 
한화는 공식 휴일이지만 훈련이 멈추지 않았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이미 전날 "쉬는 날이 어디 있나. 지금 팀 상황을 보면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다"며 훈련을 예고했다. 투수들은 그나마 오후 6시30분 저녁 야간 섀도우피칭 전까지 자율적인 웨이트 훈련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야수들은 달랐다. 

아침부터 미야자키 지역에는 비가 내렸지만 한화가 훈련할 아이비구장에는 큰 규모의 실내연습장이 있어 문제될 게 없었다. 오전 10시 정현석·양성우·오선진·신성현·하주석·박준혁·김주현·이동훈·강상원·박상언 등 젊은 선수들 위주로 먼저 야수들의 훈련이 진행됐다. 김성근 감독이 2시간가량 지휘했다. 
이어 오후 3시에는 최고참 조인성과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에 차일목·송광민·허도환·이성열·김회성·최윤석·임익준·강경학·김원석 등 베테랑들이 다수 포함된 조가 출발했다. 최근 손목이 조금 부어오른 로사리오는 타격·수비 대신 러닝과 웨이트만 소화했다. 오후조는 코치들을 중심으로 훈련이 진행됐다. 
작은 부상이 있는 장민석·이창열만 열외됐을 뿐, 신예와 베테랑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선수들이 쉬는 날에도 2시간 이상 훈련했다. 이는 김성근 감독의 오래된 신념이기도 하다. 쉬는 날이라도 최소한의 연습량은 필요하다는 것이 김 감독의 철학이다. 
여기에 지금 팀 상황을 보면 여유를 부릴 수 없다. 김 감독은 "지금 이맘때는 어느 선수가 어떤 자리에 들어갈지 대부분 포지션이 정해져 있어야 한다. 우린 지금 그게 안 된다. 훈련 시간도 모자라다. 이제 캠프가 얼마 안 남았는데 한 명이라도 더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훈련 강도는 점차 높아진다. 전날(4일)에도 휴식일 전이지만 호텔 안에서 스윙 연습이 이어졌다. 원래 휴식일 전날 야간 훈련은 생략해 왔었다. 
반면 같은 휴식일인 두산은 이날 말 그대로 푹 쉬었다. 쉬는 날 일체의 훈련도 없이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각자 자유시간을 보냈다. WBC 대표팀에 8명의 투타 주축 선수들이 차출된 두산이지만 어린 유망주들이 투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캠프 분위기가 좋다. 김태형 감독도 "선배들이 빠졌지만 그 빈자리에 젊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훈련도 거의 자율에 맡긴다. 우승팀의 여유와 자신감이 묻어나고 있다. 
'극과 극' 휴일을 보내고 있는 한화와 두산은 6일 미야자키 아이비구장에서 연습경기를 갖는다. 한화는 윤규진, 두산은 함덕주가 각각 선발투수로 등판할 예정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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