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푼1리' 최형우, '08 이승엽이냐 15 나성범이냐'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17.03.06 05: 50

 과연 최형우(34, KIA)는 어떤 스토리를 만들어낼까. 이제 결전의 막이 올랐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한국 대표팀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이는 최형우다.
프로 첫 태극마크. 이대호(35, 롯데) 김태균(35, 한화)과 함께 중심타선. 연습경기에서 거듭된 무안타. 최형우는 대표팀 평가전에서 19타석 연속 무안타로 고전하다 마지막 평가전에서 2안타를 때려냈다.
7차례 평가전에 모두 중심타선으로 출장한 최형우는 22타수 2안타(2볼넷 1타점), 타율 0.091이다. 지난 4일 경찰청과의 경기에서 5타수 2안타를 때려낸 것이 그나마 마음의 짐을 덜었다.

6일 WBC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천신만고 끝에 무안타 고리를 끊었다. 그러나 여전히 확실한 믿음을 주기에 부족하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좌익수 자리는 바뀔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최형우가 주전 좌익수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있지만, 한번 믿음을 주면 어느 정도까지는 기회를 주는 김 감독 스타일상 이스라엘전 선발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이스라엘전에서도 부진하다면 다음 경기부터 최형우가 좌익수 자리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평가전에서 부진했던 최형우가 실전에서 반전을 이룰까. 정상급 타자라도 시즌을 치르다보면 4~5경기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국제대회도 마찬가지다. 낯선 투수들을 잇따라 상대하다 한번 밸런스를 잃어버리면 대회 내내 고전하기도 한다.
천하의 이승엽(41, 삼성)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마음고생을 단단히 했다. 1차전 미국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 2차전 중국전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은 이후 3~6차전에서 14타수 1안타로 고전했다. 본선 6경기에서 22타수 3안타(0.136)이었다. 그럼에도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이승엽을 4번으로 고수했다.
일본과의 준결승, 이승엽은 앞선 3타석에서 삼진 2개를 당하며 침묵했으나 2-2 동점인 8회 극적인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감격의 눈물을 흘린 이승엽은 쿠바와의 결승전에서도 1회 선제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그동안 마음고생을 훨훨 날려버렸다.
이순철 대표팀 타격코치는 평가전에서 최형우가 계속 부진하자 나성범(28, NC)을 떠올렸다. 이순철 코치는 "최형우의 타격 밸런스가 안 맞는다. 조금씩 좋아지고는 있다. 프리미어12 때 나성범이 밸런스를 끝까지 찾지 못하고 고생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2015년 11월에 열린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서 나성범은 프로 첫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백업 우익수로 출장한 나성범은 7경기(2차례 선발)에 출장해 11타수 1안타(0.091)로 대회를 마감했다. WBC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나성범은 "프리미어12 때 내가 부족한 점을 느꼈다"고 되돌아봤다.
최형우의 평가전 타율(0.091)은 공교롭게 나성범의 프리미어12 때 타율(0.091)과 같다. 최형우는 "타격에서 조금 안 맞는 게 있어서 그동안 안타가 안 나왔다. 첫 안타로 감을 찾은 건 아니지만, 나아지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은 6일 오후 6시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이스라엘과 A조 1차전을 치른다. 최형우가 타석에서 어떤 결과를 보여줄 지 관심이 모아진다. /orang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