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김인식이라면 할 수 있다, WBC 파이팅!"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7.03.06 06: 16

"그럼, 김인식 감독이라면 할 수 있다". 
한화 김성근(75) 감독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6일 이스라엘전을 시작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도전에 나선 한국야구대표팀을 응원하며 김인식(70) 감독의 리더십을 기대했다. 
김성근 감독은 지난 2일 WBC 대표팀이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휴대폰을 꺼냈다. 김인식 감독에게 '이제 대회가 얼마 안 남았네. 힘을 내세요, 파이팅!'이라는 문자를 보냈다. 김인식 감독에게선 "고마워요 형,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란 답신이 돌아왔다. 

어느덧 70대 노장이 된 두 사람은 사석에서 막역한 '형 동생' 사이로 지낸다. 감독으로서 서로 예우를 갖추지만,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프로야구 1세대 감독으로서 동질감이 있다. 무엇보다 감독의 마음은 감독이 가장 잘 안다. 김인식 감독을 보는 김성근 감독의 마음도 다르지 않다. 
김성근 감독은 "대표팀이 오키나와에서 훈련할 때도 만나 저녁식사도 같이 했다. 김 감독의 고민이 참 많아 보이더라"며 "그래도 잘할 것이다. 김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김인식은 흔들리지 않는다. 지금쯤 상황이면 우왕좌왕할 텐데 김 감독은 그런 게 없다. 부족함 속에 승부를 할 줄 안다"고 믿었다. 
실제 캠프지에서 만난 일본 야구 관계자들도 김성근 감독에게 김인식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시작으로 2006년 WBC, 2009년 WBC, 2015년 프리미어12까지 숱한 국제대회를 이끈 리더십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일본은 고비 때마다 김인식호에 발목을 잡혀온 이력이 있다. 김성근 감독은 "일본에서도 김인식 감독을 경계할 정도"라고 했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이 김인식 감독을 가장 높게 보는 건 단순한 지도력뿐만이 아니다. 김성근 감독은 "국가대표 감독 자리는 명예롭지만 개인에게는 남는 게 없다. 성적이 나지 않으면 모든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나라를 위해 나선 김인식 감독은 그래서 대단한 것이다. 이건 인정받아야 하는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2009년 WBC 대표팀을 맡았으나 당시 소속팀 한화 캠프를 챙기지 못했다. 그해 한화는 8위 꼴찌로 추락했고, 계약 마지막 해였던 김인식 감독은 그대로 자리에 물러났다. WBC 준우승 영광도 소속팀 성적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모두가 부담스러워 하는 자리를 김인식 감독은 또 맡았다. 
김성근 감독은 "김인식이 이끄는 대표팀이라면 어려운 상황도 잘 이겨낼 것이다. 주변에서도 너무 부담을 주기보다 믿고 지켜봤으면 한다. 김인식이라면 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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