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51㎞’ 마켈, 가능성-과제 모두 보였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06 11: 00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 파커 마켈이 첫 연습경기 등판을 마쳤다. 첫 등판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과 보완점을 모두 드러냈다는 평가다.
마켈은 5일 일본 오키나와현 우루마시 구시카와 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2-3으로 뒤진 4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동안 1피안타 1실점했다. 폭투 하나가 끼었다. 총 투구수는 18개였고, 패스트볼(11개), 체인지업(4개), 슬라이더(2개), 커브(1개)를 고루 던졌다. 최고 구속은 151㎞였다.
4회 선두 박정권에게 2루타를 허용해 불안하게 출발한 마켈은 이후 폭투로 주자를 3루로 보냈다. 김민식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1사 후 최정용의 1루 땅볼 때 3루 주자에게 홈을 허용했다. 마켈은 박승욱을 우익수 뜬공으로 요리하고 이날 등판을 마쳤다.

올해 롯데와 총액 52만5000달러에 계약한 마켈은 메이저리그(MLB) 경력은 없는 선수다. 최근 KBO 리그의 외국인 선수 트렌드를 볼 때는 ‘경력’적인 측면에서 다소 우려가 있다. 그러나 롯데는 마켈이 가격대비 성능비가 뛰어난 숨은 진주로 기대하고 있다. 김원형 수석코치도 “제구가 관건이기는 하지만 공이 빠르다. 구위 자체에 위력은 있는 선수”라고 첫 인상을 설명했다.
빠른 공이 강점이라는 평가대로 이날 최고 구속은 151㎞까지 찍혔다. 마켈은 정통 오버핸드 투수보다는 낮은 릴리스 포인트를 가진 투수다. 대신 팔스윙이 빠르게 나오는 스타일이다. 이날 마켈을 상대한 SK의 한 타자는 “공이 나오는 것이 잘 안 보이더라”고 평가했다. 이른바 디셉션 측면에서는 나름대로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투수로 볼 수 있다.
특이한 팔각도와 스윙 덕에 패스트볼이 우타자 몸쪽으로 조금씩 휜다는 평가였다. 우타자 몸쪽 승부에는 장점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대로 좌타자 몸쪽 승부는 키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잘못 던지면 한가운데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정구라고 볼 수 있는 체인지업의 위력도 생존을 결정할 만한 화두다. 첫 날 등판에서는 체인지업이 일찍 풀린다는 지적도 있었다.
상대적으로 늦게 첫 등판을 가진 마켈은 경기 후 “느낌은 좋았다. 현재 몸 상태도 좋고 매일매일 선발투수에 적합한 투구수를 맞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라면서 “오늘 던진 공들의 움직임은 좋았다. 다만 변화구 제구 부분을 조금 더 다듬을 생각”이라고 현재 상태와 앞으로의 과제를 설명했다.
분명 빠른 공과 비교적 까다로운 투구폼을 가지고 있어 ‘틈새’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선수다. 결국 제구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마켈은 태어나서 북미 외 지역으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리그는 물론 문화 적응도 중요하다. 첫 발걸음을 뗀 마켈이 롯데 마운드의 한 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사진] 오키나와(일본)=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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