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속 장혁은 세상에서 가장 바쁜 경찰이다. 그래서 '장혁말고는 경찰이 없냐'는 말이 나올 정도. 이렇게 바빠서야 김재욱을 잡을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장혁은 OCN 드라마 '보이스'에서 3년 전 아내가 살해당한 뒤 지구대 경사가 됐다가 112 콜센터 골든타임 팀장이 되어 수사를 해나가는 형사 무진혁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보이스'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담은 수사물로, 첫 방송부터 소름돋는 영상과 소리,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 등으로 호평을 받았다.
소리를 통해 범죄 수사를 해나가는 강권주(이하나 분)를 비롯해 일단 몸으로 부딪히고 보는 강력계 형사 무진혁이 이뤄내는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던 것. 여기에 등장하는 사건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몰임갑이 넘친다. 이에 '보이스'는 OCN 드라마라는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5%가 넘는 시청률과 큰 화제성을 모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허술함이 드러나 아쉬움을 자아낸다. 특히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이 장혁의 하드캐리. 장혁은 캐릭터의 특성상 이 곳 저 곳을 다니며 범인을 잡는 일을 도맡아해야 하는데, 극이 진행되면 될수록 장혁 혼자 처리해야 하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것.
특히 지난 14회 방송에서 무진혁은 경찰청에 제 발로 들어온 진범 모태구(김재욱 분)와 계속해서 대립하며 날선 기싸움을 벌였다. 위험에 빠진듯한 강권주를 지키기 위해 출동을 하는 것은 기본이고, 모태구의 살인 증거를 찾기 위해 컨테이너 박스를 찾아다녔다.
이를 찾고 난 뒤에는 모태구가 있는 곳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그에게 반격을 예고했고, 버스 전복 사고가 났다는 소식에 또 다시 그 곳으로 향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장경학(이해영 분)으로부터 심대식(백성현 분)의 거짓말을 전해들은 무진혁은 그의 마음을 다잡게 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주위 모든 인물들을 챙겨야 하고, 수사는 수사대로 해야 하며, 모태구와 대립하고 도발도 해야 한다. 이러니 병원에 있는 아들을 만나러 갈 시간이 없을 수밖에. 아무리 드라마라고 해도 무진혁 혼자 경찰인 것 같은 설정은 도가 지나치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보이스'가 지금까지 던져놓은 떡밥 회수를 잘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경찰이자 남편으로서 아내의 복수를 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무진혁은 모두가 납득할 결과물을 손에 쥘 수 있을지, 남은 2회에 희망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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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C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