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1루 코치, 파울 타구에 코뼈 골절…위험성 대두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06 12: 59

알구아실 코치, 백스톱 앞에서 경기 관전 중 부상
보치 감독, "제재 규정의 도입 필요하다"
자칫 큰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7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서 캔자스시티에 0-2로 패했다. 미 매체 'CSN 베이아레아'의 6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의 호세 알구아실(45) 1루코치가 파울 타구에 맞아 코뼈 골절을 당했다.
사건은 캔자스시티의 8회말 공격 때 나왔다. 헌터 도저는 6회말 대주자로 투입된 뒤 8회 처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도저는 샌프란시스코 불펜투수 닐 라미레스의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파울을 만들었다.
헌터의 파울 타구는 알구아실 코치의 안면을 그대로 강타했다. 그는 응급실의 상위 개념인 중증외상센터로 즉시 이송됐다. 의식을 잃지는 않았지만 그가 앉아있던 곳 주위를 적신 상당한 양의 피가 고통을 짐작케 했다. 검사 결과 코뼈 골절 및 깊은 열상이 발견됐다.
본의 아니게 알구아실 코치를 저격한 헌터는 그 순간을 끔찍하다고 회상했다. 그는 타석 뒤에 앉아있던 포수 팀 페데로위치에게 "내가 이 타석을 어떻게 끝내야 할까"라고 물었고 페데로위치는 "너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그를 위로했다. 마음이 불편했던 헌터는 삼진을 당했다.
1·3루 코치는 공격 때 코치박스에 위치하고 수비 때면 더그아웃에 앉는다. 그러나 알구아실 코치는 백스톱 주위에 설치된 접이식 간이의자에 앉아 있었다. 타구를 미처 대처할 수 없는 위치. 정규시즌에 코치가 백스톱 간의의자에 앉는 광경은 상상할 수 없지만 시범경기라 별다른 제재 규정이 없었다.
실상을 들여다보면 코뼈 골절이 오히려 다행이다. 만약 타구가 몇 센티미터 정도만 다르게 날아갔어도 그의 코가 아닌 머리 쪽에 맞았을 테고, 그랬다면 헬멧을 쓰지 않은 탓에 훨씬 더 아찔한 부상을 당했을 것이다.
게다가 타구에 맞아 다친 이가 브루스 보치 샌프란시스코 감독이었을 수도 있다. 보치 감독 역시 알구아실 코치처럼 간이의자에서 경기를 지켜봤기 때문이다. 알구아실 코치가 타구를 맞은 곳 바로 옆이었다.
보치 감독은 코칭스태프가 백스톱 주위에 앉는 일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시범경기에서 그곳에 앉는 일은 흔하다. 특히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은 백스톱과 홈플레이트의 거리가 유독 짧아 경기를 보기 좋다"라고 밝혔다. 이어 보치 감독은 "그렇다고 우리가 계속 그곳에 앉아 경기를 관전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MLB)는 코치들의 안전에도 신경을 기울여왔다. 마이크 쿨바의 비극이 계기였다. KBO리그 두산에서 활약하기도 한 쿨바는 미국으로 돌아가 지도자로 변신했다. 2007년, 마이너리그 털사 드릴러스의 타격코치를 맡았던 그는 경기 도중 1루 코치 박스에 서 있다가 강한 타구에 그대로 머리를 맞았다. 그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MLB 측은 즉시 1·3루 주루코치의 헬멧 착용을 의무화했다. KBO리그도 2007년부터 주루 코치의 헬멧 착용을 규정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이 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비극을 낳을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코칭스태프들이 백스톱 주위에서 위험에 노출된 채 경기를 지켜본다면 코치 한 명의 코뼈 골절보다 더 큰 희생을 치를 수도 있다.
CSN 베이아레아는 "시범경기에서 선수나 코치가 백스톱 주위에 앉는 것을 막을 규정은 없다. 이번 사건으로 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타구는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을 가리지 않는다. /ing@osen.co.kr
[사진] 알구아실 코치(위)-지난해 시범경기, 백스톱 앞에서 경기를 보는 네드 요스트 캔자스시티 감독.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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