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마운드의 좌우 히든카드가 비상을 준비 중이다. 사이드암 정재원(33)과 좌완 김범수(22)의 가능성에 김성근 감독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오키나와에 이어 미야자키에서 캠프 막바지 일정을 보내고 있는 한화. 김성근 감독의 마운드 구상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그 중 변수로 떠오르고 있는 두 선수가 바로 정재원과 김범수다. 김 감독은 "둘 모두 (1군에 들어올)가능성있다. 어떻게든 살려야 할 투수들이다"며 시선을 떼지 않고 있다.
먼저 정재원. 김 감독은 "옆으로 던지는 투수가 팀에 별로 없다. 정대훈도 지금 아프서 공을 던지지 않는 상태다. 남은 사이드암 투수는 정재원뿐이다"며 마운드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정재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 때부터 스프링까지 정재원에게 1대1 지도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 결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캠프 연습경기에 5차례 등판, 10이닝을 던지며 9피안타 4볼넷 12탈삼진 3실점(2자책) 평균자책점 1.80 짠물 투구를 하고 있다. 김 감독은 "그 정도로는 안 된다. 더 좋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재원 본인도 "1경기 빼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감독님께 계속 혼나고 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스스로도 아쉽다고 말한다.
김 감독은 "그게 바로 정재원이 달라진 것이다. 결과를 떠나서 과정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좋은 공을 갖고 있는 투수라 꾸준함을 유지한다면 분명 좋은 전력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과거 다른 팀에서 옆구리 투수들을 유용하게 활용한 김 감독에게 있어 정재원은 꼭 키워야 할 투수가 된 것이다.
3년차 좌완 김범수도 김 감독에게서 뜨거운 시선을 받고 있다. 김 감독은 "(지난 1일) 라쿠텐전에서 김범수가 첫 이닝에만 3실점했지만 계속 맡겼다. 나머지 2이닝은 좋았다. 실점했지만 무너지지 않고 살아났다"며 "김범수는 좌완으로 147~148km까지 던질 수 있는 투수다. 팀에 흔치 않은 선수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수는 캠프 2경기에서 4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7실점(3자책)으로 결과는 좋지 않다. 하지만 김 감독은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구속은 벌써 144km까지 올라왔다. 김 감독은 "(재활 중인) 권혁과 (마무리) 정우람을 빼면 중간에서 쓸 수 있는 좌완은 박정진 한 명뿐이다. 적어도 1명은 더 있어야 한다. 여기에 김범수가 들어오면 좋을 것이다"고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 후 고관절 수술을 받은 김범수는 빠르게 재활이 진행됐고, 1차 캠프 막판부터 실전에 들어왔다. 김범수는 "수술 후 동작이 부드러워졌다. 작년에는 고관절 뼈가 튀어나와 걸리는 게 있었는데 이젠 몸이 돌아가는 게 부드러워져 팔도 앞으로 나온다"며 "개막전 엔트리를 목표로 한다. 올해는 1군에서 최대한 많이 던질 수 있게 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waw@osen.co.kr
[사진] 정재원-김범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