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은 선수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난 2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치러진 두산과 연습경기를 보고 부러움을 감추지 않았다. 투타에서 새 얼굴들이 가능성을 마음껏 뽐낸 두산의 두꺼운 선수층에 감탄했다. 여러 선수들이 있었지만, 김 감독의 눈을 사로잡은 선수는 10년차 외야수 국해성(28)이었다.
김 감독은 "두산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국해성이 정말 좋아 보인다. 치는 게 다르다"고 칭찬했다. 이날 국해성은 8회 중앙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대형 솔로홈런 포함 3안타를 터뜨렸다. 과거 SK 시절부터 김 감독은 지역팀 인천고에 재학 중이던 국해성의 가능성을 눈여겨봤다.
김 감독만 감탄한 게 아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는 게 두산의 내부 평가. 6일 미야자키 기요타케구장에서 만난 국해성은 "겨울에 준비한 것이 캠프에서 잘되고 있다. (김태형) 감독님, 박철우 타격코치님이 주문하신 대로 배트 스피드와 밸런스를 유지하려 한다"고 말했다.
입단 후 수술 3번과 오랜 2군 생활에도 국해성은 가능성을 꾸준히 인정받았다. 지난해 1군 58경기에서 타율 2할7푼8리 42안타 4홈런 24타점 OPS .798을 기록하며 두산의 통합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는 "첫 1군 시즌치곤 괜찮았지만, 욕심 같아선 더 잘하고 싶다. 작년보다 잘할 수 있게 준비한다"고 밝혔다.
인천고 3학년 시절 팔꿈치 문제로 미국 시카고 컵스와 계약이 파기돼 2008년 두산에 입단한 국해성은 올해로 벌써 입단 10년째가 됐다. 그는 "벌써 10년이 지났다. 1군을 따라다니게 되면서 책임감도 커졌고, 어릴 때보다 시야가 넓어졌다. 야구를 대하는 것도 달라졌다"며 "입단 초에는 아파도 운동을 하는 등 몸 관리가 부족했다. 이제는 적절히 관리하는 방법도 있고, 아프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몸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국해성의 테마는 공격과 수비 모두 자신감. "타석에서 자신감을 크게 가질 것이다. 강한 투수든 그렇지 않은 투수든 주눅들지 않고 자신 있게 휘두를 것이다. 수비도 작년 1군 경기들을 나가면서 실력도 늘고, 자신감이 생겼다. 강석천 수비코치님이 많이 챙겨주시며 좋은 이야기들을 해준 덕이다. 외야뿐만 아니라 1루 수비까지 연습한다"는게 국해성의 말이다.
구단 안팎에선 국해성을 두고 "다른 팀이라면 국해성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수준이다"고 입을 모은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은 두산이라 국해성은 백업으로서 제한된 기회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어려운 시절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기다려준 두산을 위해 보답하겠다는 마음이 더 크다.
국해성은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는다. 1경기씩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계속 경기에 나가면 좋겠지만 형들의 기량이 좋다. 형들이 아프거나 빈자리가 있을 때 채우는 준비를 잘하겠다"며 "작년보다 더 나은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 주력은 아니더라도 팀의 통합우승 3연패에 일조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