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톡] "연기 그만둘 생각도"..박정민, '동주' 만난 건 운명!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3.07 14: 45

 배우 박정민에게 지난해는 더할 나위 없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인 이준익 감독의 영화 ‘동주’를 관객들에 선보이고, 이 작품으로 연기력 찬사를 받고, 신인남우상을 휩쓸었다. ‘동주’는 워낙 저예산으로 빠르게 찍었던 작품이었던 터라 117만 동원이라는 수치도 스코어 면에서 박수 받기 충분했다. 그야말로 대중적 인지도와 연기력 평, 상이라는 결과물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지난 2015년 ‘동주’를 촬영하기 직전 박정민이 연기를 그만둘 생각이었다는 것이다. 우수한 성적으로 학창시절을 보내고 고려대학교 인문학부에 들어갔던 그가 연기에 대한 열정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 정도로 연기를 하고 싶었던 그가 어떻게 연기를 그만둘 생각을 했을까. 결과적으로 박정민에게 최고의 한해를 안겨준 ‘동주’를 만나기 직전 가졌던 생각이었던 터라 간담이 서늘하기까지 하다.
박정민은 개성 있는 배우로 독립영화에 출연하던 시절부터 탄탄한 팬덤을 확장해왔다. 영화 데뷔작인 ‘파수꾼’은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배우 이제훈에게 대종상, 청룡영화상을 안겨준 작품. ‘백희’를 연기한 박정민 역시 골수의 영화팬들은 눈여겨봤을 터다. 언젠가는 한 방을 터트릴 배우라고.

이후 박정민은 ‘댄싱퀸’, ‘전설의 주먹’ 등 상업영화부터 ‘들개’나 ‘신촌좀비만화’ 같은 작은 영화도 가리지 않고 출연해왔다. 그렇게 잠재력을 품고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시기로 보였으나, 박정민 본인은 ‘동주’를 만나기 직전 슬럼프의 절정을 찍었다고 했다. 연기를 그만두고 도피 유학을 갈 고민까지 했다는 것. 성공을 위해 소신을 버려야 하는 시간이 오는데 어느 정도 타협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그를 둘러싼 것. 비단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고민은 아니렷다.
“그 순간 연기를 하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 고민을 크게 했다. 내가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아닌지, 불평만 늘어나는 건 아닌지 좋아서 시작한 건데 이 일에 제가 지쳐있었나 보다. 결국에는 이준익 감독님이 저를 이끌어주신 거다.”
“연기를 그만 할 때가 된 건가 했는데 ‘동주’ 촬영하면서 ‘내가 진짜 일을 좋아하는구나’ 생각이 들었고 그때쯤 ‘아티스트’ 시나리오가 들어온 거다.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마음의 안정이 됐다. 상 덕분도 있는 것 같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는 이 일 아니면 할 일이 없는 것 같다.”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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