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8명의 주자에도…' 김태균-이대호, 나란히 무안타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03.06 22: 51

중심타선이 발목을 잡았다. 야수 최고참 김태균(한화)과 이대호(롯데·이상 35)가 결정적인 순간마다 침묵했다.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은 6일 고척 스카이돔서 열린 이스라엘과 본선 1라운드 A조 첫 경기를 1-2로 패했다. 1-1 동점으로 맞이한 연장 10회 2사 1·3루 상황에서 스캇 버챔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결승점을 내줬다.
중심타선의 침묵은 패배의 결정적 이유였다. 3번 지명타자로 출장한 김태균은 3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침묵했다. 삼진만 두 차례 당했다. 4번타자 1루수로 나선 이대호 역시 4타수 무안타 삼진 1개로 제 역할을 못했다. 

김태균은 개막에 앞서 치른 세 차례 평가전서 타율 5할(8타수 4안타) 5타점 1득점으로 높은 타격감을 뽐냈다. 개막이 다가올수록 감이 올랐다. 지난 2일 상무와 연습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로 숨을 고른 뒤 4일 경찰 야구단과 경기에서 3타수 3안타 3득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김인식 감독도 "중심타선이 침묵하지만 김태균만은 제몫을 다해주고 있다"라며 그에게 신뢰를 드러낸 바 있다.
김 감독의 걱정거리는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세 차례 평가전에서 타율 1할1푼1리(9타수 1안타)로 좀처럼 감을 찾지 못했다. 타점과 득점이 하나도 없었을 만큼 공격 기여도가 낮았다. 김인식 감독은 "이대호가 좀처럼 정타를 기록하지 못한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비록 상무, 경찰 야구단을 상대로 각각 1안타, 1타점씩을 기록하며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개운치 못했다.
개막을 앞두고 상반됐던 흐름. 하지만 본선에서는 약속이나 한 듯 나란히 부진했다. 김태균은 1회와 3회 거푸 삼진을 당한 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포수 파울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났다. 8회 볼넷 하나를 골라내며 체면치레한채 대주자 오재원과 교체됐다. 이대호는 두 번의 범타 이후 5회 1루수 파울플라이로 아웃됐다. 이어 8회 무사 1루 상황에서는 3구삼진에 그치며 고개를 떨궜다. 이대호는 1-2로 뒤진 10회 2사 마지막 공격에서도 맥없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두 선수의 부진은 서건창의 활약과 대비되며 더욱 아쉬웠다. 2번타자로 나선 서건창은 4타수 3안타를 때려내며 맛있는 밥상을 차렸다. 이날 경기에서 김태균과 이대호 앞에는 각각 네 명의 주자가 있었지만 홈을 밟은 이는 아무도 없었다. 클린업트리오가 서건창의 분전을 외면하자 답답한 흐름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만약 김태균, 이대호 앞에 놓인 여덟 명의 주자 중 한 명이라도 홈을 밟았다면 승자는 이스라엘이 아닌 한국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본선 1라운드 남은 두 경기. 중심타선이 이대로라면 쉽지 않을 것이다. /ing@osen.co.kr
[사진] 고척=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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