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현우 “내가 가수 출신? 10년째 따라다닌 오해”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3.08 13: 22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배우 현우가 포털사이트에 가수로 등록된 해프닝과 배우가 된 계기를 전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현우는 지난 달 26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 강태양 역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민효원 역의 이세영과 함께 ‘아츄 커플’로 활약, 시청자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바. 그는 “멋진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며 차인표, 라미란, 박준금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한 소감을 밝혔다.
“다른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 항상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싶었던 거다. 세계의 어마어마한 배우들이 나오는 작품을 보면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대본이 보기 싫어질 정도다. 최근엔 차인표 선배님 연기를 보며 그 감정을 느꼈다. 과거의 남자다운 캐릭터와는 정반대의 캐릭터를 하셨다. 그게 쉽지 않을 텐데도 연기하시는 걸 보면 감동이 왔다.”

현우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한 단어로 정리하면 ‘성장’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을 통해 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겠단 확신이 들었고, 더불어 마음의 불안이 많이 사라졌다고. 특히 차인표, 이동건과 같은 다양한 선배들을 얻었다는 게 스스로에겐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잘 챙겨주시는 선배님들을 만나본 적이 없다. 지극히 잘 챙겨주셔서 감사했다. 극 초반에 ‘슈퍼스타’란 설정을 듣고 몸을 만들려고 영양제와 닭가슴살만 먹은 적이 있었는데, 몸이 소위 ‘곯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약해졌다. (이)동건이 형이 항상 저를 데리고 다니면서 보양식을 먹게 해줘서 같이 다닌지 일주일 만에 건강을 되찾았다.”
현우는 “그런 이동건 형을 조윤희 누나에 뺏겼네”라며 농담을 하다가도 모든 선배들이 자신을 살뜰히 챙겨준 것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배우로서 그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안겨준 작품인 것은 확실했다. 든든한 선배뿐 아니라 다양한 작품까지도 안겨줬으니 말이다.
“현재 대본이 들어온 것이 좀 있다. 올해 안에는 또 시청자에 인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제가 작품을 하는 걸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당연히 부모님이시다. 부모님은 저의 ‘최고의 팬’이시다. 제 인스타그램까지 다 챙겨보실 정도다. 드라마를 하면 계속 제가 나오니까 더욱 좋아하신다.”
현우가 배우를 꿈꾸게 된 것도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고. 그는 사춘기 시절 겁 없이 꿈꾼 배우에 지금까지 정진하게 된 건 부모님의 변함없는 지지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현우의 필모그래피를 쭉 훑던 중 문득 생긴 궁금증. 현재 현우는 포털 사이트에 트웬티포세븐이란 그룹 소속으로, 당당하게 ‘가수’라고 표기돼 있다.
“그건 사연이 있다. 데뷔작인 드라마 '태희혜교지현이'(2008)를 할 때 감독님께서 배우들끼리 팀 꾸려서 OST를 홍보하라고 만들어주셨다. 그게 등록이 됐더라.(웃음) 10년째 그게 따라다니고 있다. 자꾸 누가 ‘가수 출신 아니냐’고 물어볼 때 마다 부끄럽다. OST 활동을 하고는 한 번도 활동한 적이 없기도 했고, 전문 분야가 아니라 부끄러운 거다. 현 시간부로 그룹 해체를 선언하고 싶다.(웃음) 전 어디까지나 배우로 OST 활동을 했을 뿐이다.”
하나의 ‘해프닝’ 때문에 여태 가수로 오해 받는다며 진땀을 흘리는 현우. 하지만 그는 뮤지컬도 소화할 만큼 가창력이 뛰어난 배우임엔 틀림없다. MBC ‘복면가왕’에서도 뜻밖의 노래 실력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바. 현우는 “그 때 가왕을 차지한 가수 나비와 붙어서 떨어졌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제가 그래도 연기자 최초로 2라운드에 진출한 복면가수다.(웃음) 이것저것 더 하고 싶었는데 하필 아파서 연습을 더 많이 못했다. 후두염이 걸린 채로 무대에 올라야 했기 때문에 대기실에서도 약 먹고 누워 있었다. 그게 아쉽다. 다른 예능에 출연할 생각은 없냐고? 저는 웃다 보면 끝나더라. 입담 좋은 분들이 워낙 많아 그것보다 더 재밌게 할 자신이 없다. 다만, 조카들을 잘 보는데 ‘슈퍼맨이 돌아왔다’ 같은 건 기회를 주시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연기자’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고,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는 현우는 “더 많은 작품에 나오고 싶다”며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빨리 나오지 않으면 잊히는 게 싫다며, 10년 동안 제일 오래 쉰 게 고작 2개월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단계 더 높은 연기를 할 수 있는 상태가 되고 싶다”며 여전히 갈증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중년 연기자 선배들 말고는 제 나이 또래에선 작품을 가장 많이 할 거다. 잊히는 게 싫다. 지금처럼만 나아갔으면 좋겠는 마음이 커서 늘 행동도 조심하고 있다. 지금은 주로 선한 역할로 많이 찾아주시는데, 악역도 잘 할 수 있다.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앞으로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떠올리면 ‘타이타닉’이 생각나듯, 제 이름을 말하면 무언가가 ‘탁’ 떠오르는 배우가 되고 싶다.” / yjh0304@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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