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비정규직'" 강예원X한채아, 충무로 보기 드문 '여성 투톱' 뜰까 [종합]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3.08 16: 46

 충무로 영화계에서 여성 캐릭터가 ‘투톱’으로 서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그동안 거친 남성의 브로맨스나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 장르가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큰 기대를 받지 못하고 있는 ‘비정규직 특수요원’(감독 김덕수)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비정규직 특수요원’은 비정규직과 청년실업, 세대를 불문한 고용불안 등과 같은 한국 내 고질적 문제와 정부 고위층의 비리, 보이스 피싱과 같은 각종 범죄들을 통쾌하게 그린 코미디 액션이다.
8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비정규직 특수요원’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돼 16일 개봉에 앞서 미리 만나볼 수 있었다. 이날 주연을 맡은 배우 강예원 한채아 김민교, 연출을 맡은 감독 김덕수가 참석했다.

비정규직으로 살고 있는 장영실 역을 맡은 강예원은 “사실 저희도 비정규직이다. 제 친동생도 오랜 시간 비정규직이어서 공감할 수 있었다”라며 “저희 영화를 사회 국가 기관 관계자들이 보셔서 좀 더 안정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주셨으면 좋겠고, 저도 앞으로 더 노력해서 좋은 영화를 찍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는 보이스피싱이 일반인을 넘어 외교부, 국방부, 법무부 등 국가 기관이 모여 있는 대한민국의 주요 기관들까지 털렸다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출발한다.
자격증만 22개 만년알바녀 장영실(강예원 분)은 35살의 나이에 국가안보국 댓글요원으로 임시 취업하지만 그마저도 정리해고 1순위에 놓인다. 국가안보국 고위층의 실수로 안보국 예산이 보이스피싱에 털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자신의 실수로 벌어진 사건을 조심스레 은폐시키고 싶던 박차장(조재윤 분)은 비밀리에 영실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잠입시킨다. 그러나 그곳에는 이미 사건이라면 물불가리지 않는 형사 나정안(한채아 분)이 잠복근무 중이다.
나정안을 연기한 한채아는 이날 “저도 시나리오를 보고 재미있어서 선택을 하게 됐다. 그동안 액션 연기를 너무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하게 돼 좋았다”며 “사실 촬영 시간이 촉박해서 (잘 한 건지)아쉽기도 했는데 오늘 잘 나왔다고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욕설 신(scene)에 대해 한채아는 “우리나라에서 비속어 사용은 좋지 않게 보이기도 하는데, 어떨 때는 애정이 담긴 표현으로도 쓰이는 것 같다”면서 욕 연기 지도는 받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실장 역의 김민교도 '비정규직'인 배우의 설움을 전했다. “사실 연예인 걱정은 할 필요도 없다고들 하시지만 저희도 나름대로 불안한 삶"이라며 "연극배우 시절에 단 돈 몇 백만 원이 필요해서 (대출을 위해)은행에 가면 '무직'이라고 나온다. 어디를 가든 다 그렇다"고 배우로서 살아가는 게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김민교는 이어 “한채아와 6개월 이상 드라마를 했었는데 이번에 같이 연기할 기회가 왔다”며 “이번엔 다른 캐릭터로 호흡을 맞춰보고 싶었다. 베드신도 있고 해서.(웃음) 웃자고 한 이야기지만 그런 의미에서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KBS1 저녁 일일극 '당신만이 내사랑'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사실 여자 배우가 투톱으로 나선 작품이 대박을 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반전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던 강예원과 한채아의 노력이 단박에 느껴진다.
외모를 버리고 걸쭉한 욕설 연기를 선보인 한채아, 홍조 얼굴에 부스스한 파마머리로 한껏 망가진 강예원. 두 사람의 열연이 흥행 마법을 부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개봉./ purplish@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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