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박정민 "'동주'→청룡 신인상, 슬럼프 극복+안정 찾아"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3.11 11: 35

 “진짜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난해 다수의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남우상을 싹쓸이한 배우 박정민이 두 손을 싹싹 빌면서 웃으며 말했다. 오디션을 보는 입장에서 이제는 시나리오를 선택하는 입장이 되지 않았냐는 말에 보여준 리액션이다. 이제는 이병헌의 동생 배역을 척척 따낼 정도로 충무로 대세가 됐는데도 여전히 그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영화 ‘파수꾼’(2011)으로 데뷔한 그는 영화 ‘댄싱퀸’(2012), ‘전설의 주먹’(2013), ‘감기’(2013), ‘들개’(2014), ‘피끓는 청춘’(2014), ‘신촌좀비만화’(2014), ‘오피스’(2015), ‘동주’(2016), ‘순정’(2016), ‘더 킹’(2017) 등과 드라마 ‘신들의 만찬’(2012) ‘골든타임’(2012) ‘너희들은 포위됐다’(2014), ‘응답하라 1988’(2016), ‘안투라지’(2016) 등 큰 영화와 작은 영화의 경계를 넘나들고 드라마 조연과 카메오부터 배역의 크기와 상관없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다. 9일 개봉한 영화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2017)에 이어 곧 ‘그것만이 내 세상’ 촬영도 앞두고 있다.

이렇게 ‘소처럼’ 일한 열정과 경험은 그를 지난해 최고의 ‘괴물신예’로 성장시킨 원동력. 그럼에도 당장 지금 앞에 길거리를 걸어가도 못 알아본다고 하고, “몸값이 비싸져서 이제 선뜻 저예산 영화 시나리오 건네기도 힘들겠다”는 농담에도 펄쩍 뛴다.
“아뇨! 저 몸값 안 비싸요. 그만큼 달라고 하지도 않고요. 하하. 진짜 재밌는 이야기가 있으면 해보고 싶죠. ‘파수꾼’, ‘들개’, ‘동주’ 등등 모두 저예산 영화를 찍으면서 되게 행복했거든요. 좋은 영화 만들어보자고 똘똘 뭉쳐서 찍었는데 그렇게 또 한 번 해보고 싶네요. 제가 더 의견도 내고 으쌰으쌰해서 해보고 싶어요.”
“대중성과 주연 욕심이요? 예전에 독립영화 할 때는 그런 생각을 했는데 오히려 지금은 그런 생각이 없어졌어요. 제가 상업영화를 엄청나게 많이 하진 않았지만 그것이 엄청난 기준은 아니더라고요. 물론 저도 사람들이 많이 보는 영화 하고 싶죠. 왜냐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연기하는 건데요.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독립영화나 저예산영화를 안 하고 싶지는 않아요. 이런 장르만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따로 있다고 생각해요. 매력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놓고 싶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박정민에게 큰 변화를 선사한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동주’다. 이준익 감독과 치열했던 작업은 그에게 신인상이라는 성과를 안겨주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큰 의미로는 배우까지 그만두려고 했던 깊은 슬럼프를 끊어줬다는 데서 소중한 작품이 됐다.
“상 덕분도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은 마음의 안정이 됐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제는 이거 아니면 할 일이 없는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었던 일 중에는 가장 오래하고 있는 건데 그러면 무의식적으로라도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거고, 사실 제가 대학도 졸업을 못해서.. 미등록 휴학이라고 해서 다시 등록금을 내면 갈 수 있는 상황이고 학교도 가고 싶은데 지금 가면 도망가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서요. 더 확신이 생기면 가서 더 배우고 싶은데 문제는 지금 가도 11살차 나는 후배들과 함께 해야 하잖아요. 저는 괜찮은데 그 친구들은 불편하지 않을까요. 하하.”
“신인상을 받고 나서 달라진 변화를 아예 모르겠다는 건 아닌데 그래도 일을 계속 하게 되고 제가 생각했을 때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하고 싶은 걸 하게 된 건 맞죠. 사실 옛날 같았으면 어림도 없었을 일이에요. 사실 당장 길거리 나가도 못 알아보거든요. 알아봐달라고 오픈하고 다니고 있어요. 그러면 제가 더 열심히 해야 하는 거죠. 곰곰이 생각해보면 아직 저는 사람들이 그렇게 알아볼 만한 위치도 아니에요. 저는 대중의 선택에 있어서 다음 선택이 정해지는 운명인 거라 더 열심히 해야죠.” / besodam@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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