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1.80' 삼성 페트릭, 성적은 연봉순이 아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7.03.11 07: 52

성적은 연봉순이 아니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재크 페트릭이 1차 시험 무대에서 합격점을 받는데 성공했다.
페트릭의 연봉은 45만 달러. KBO리그 외국인 선수 가운데 연봉이 가장 낮다. 페트릭은 메이저리그에서 던진 적이 없고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서 뛰면서 3승 2패(평균 자책점 5.51)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페트릭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 두 차례 마운드에 올랐고 1승을 거뒀다. 평균 자책점은 1.80. 140km 중반의 직구와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가 주무기. 기대 이상의 구위로 구단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국내 무대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5일 한화전서 2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첫 단추를 잘 끼웠고 7일 SK전서 3이닝 무실점(2피안타 6탈삼진) 완벽투를 선보이며 자신을 둘러싼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 놓았다.
페트릭의 활약에는 김상진 투수 코치의 세심한 배려도 한 몫 했다. KBO리그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 선수들은 스마트폰 번역 어플을 통해 국내 기사 및 댓글을 확인한다. 페트릭은 자신을 둘러싼 반응이 좋지 않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김상진 코치는 의기소침해진 페트릭의 기를 세워줬다. 지난달 25일 한화전을 앞두고 앤서니 레나도 대신 페트릭에게 선발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김상진 코치는 페트릭을 따로 불러 "삼성의 선발 투수로서 잘 해주리라 믿는다"고 어깨를 다독였다. 이에 페트릭은 자신감을 얻었고 첫 등판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으면서 상승세를 타게 됐다.
김한수 감독은 "현재 컨디션만 보면 페트릭의 페이스가 가장 빠르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페트릭은 시범경기를 통해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까.
다린 러프(내야수)와 레나도 또한 정규 시즌 개막전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 뒤늦게 합류한 러프는 타율 5할(6타수 3안타) 1홈런 4타점으로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레나도는 25일 한화전(2이닝 1실점)서 한 차례 등판한 게 유일했다.
김한수 감독은 "러프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합류가 늦었지만 금세 팀원이 됐다. 아직 완전한 몸상태가 아닌데도 좋은 타구를 보여주고 있다"면서 "레나도는 전형적인 메이저리그 스타일이다. 현재 80% 수준의 컨디션인데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더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한수 감독은 "외국인 선수 모두 성실하고 인성이 좋아 팀에 잘 녹아드는 것 같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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