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일기 종영②] 안♥구커플로 또 입증..나PD의 리얼리즘 通.했.다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7.03.11 06: 46

 “촬영 중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나영석 PD의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은다. 촬영 중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리얼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이를 그대로 담아 당사자의 매력을 오롯이 보여주는 것. 상황을 설정하고 편집을 통해 흥미와 재미를 더하지만 자극적이지 않다는 것 역시 특징이다.
신기한 것은 이런 무자극 예능이 사랑받고 있다는 점. 이번엔 더욱 ‘리얼’이었다. tvN 예능프로그램 ‘신혼일기’를 통해 실제 부부인 안재현 구혜선 부부의 신혼 생활을 그대로 담아냈다. ‘시골 집’이라는 배경을 설정하기는 했지만, 그것 외에는 딱히 첨가한 부분이 없는데 시청률과 화제성, 재미까지 잡아내는데 성공했다.

이미 수년을 진행한 MBC ‘우리 결혼했어요’보다 재미를 이끌어낼 수 있는 부분들이 사실은 부족할 수도 있었다. 처음 만난 가상 부부가 선사하는 에피소드와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묘한 설렘 등을 따라 가기가 어렵고, 장소 역시 제한적이었던 터.
그런데 나PD는 이를 진짜배기 리얼리즘으로 채워가며 또 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일단 ‘안재현과 구혜선’이라는 주인공 자체가 흥미롭기는 했다. 지난해 결혼한 신혼부부이기에 여전히 연인 같은 사이로 풋풋하고 애틋했기 때문. 특히 흰 피부부터 오밀조밀하게 닮은 이목구비를 가진 두 사람의 모습은 일상이라기보다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아름답게 비춰진 바다.
현실에 기반했지만 낭만적이고 자유로운 감성이 돋보이는 장소와 이벤트, 음악이 주는 판타지스러운 요소도 ‘신혼일기’를 보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이 부부는 연애의 판타지를 걷어내고 현실을 솔직 담백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서로 눈이 마주칠 때마다 티격태격은 기본이었는데 절대 싸울 것 같지 않던 두 사람이 다투는 과정은 부부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디테일한 행동이어서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대한민국에 현실 로맨스 열풍을 주도한 셈이다.
나영석 PD의 리얼 버라이어티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출연자의 현실 속 캐릭터가 맛깔나게 살아난다는 점이다. 이에 그간 TV 속 모습과는 사뭇 다른 셀럽들의 매력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두 사람 역시 마찬가지였다. 구혜선은 청순가련한 스타일이지만 알고 보면 할 말은 다하는 ‘까칠 여왕’이었고, 안재현은 순진하고 어리바리한 이미지였지만 아내의 속을 끓게 만드는 ‘현실 남편’이기도 했다.
나PD의 리얼리즘. 또 한 번 성공이다. /joonamana@osen.co.kr
[사진]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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