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부진에도 계속되는 야구, 곱씹어야 부활 가능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7.03.11 07: 53

한국 야구의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지난 9일로 끝났다. 한국은 역대 최악의 부진으로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그러나 한국 야구가 끝난 건 아니다. 한국 야구는 계속된다. 또한 국제 대회도 계속된다. 한국은 부진의 연속과 부활이라는 길목에 서게 됐다.
이번 대회 1라운드 통과를 1차 목표로 잡았던 한국은 1라운드 통과는커녕 1승을 올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1라운드 통과를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로 분류된 이스라엘은 물론 네덜란드에까지 모두 패배했다. 최약체로 분류했던 대만과 승부서도 연장 접전 끝에 간신히 이겼다.
마지막 상대였던 대만을 이겼지만 결코 유종의 미라고 부를 수가 없었다. 이번 대회 내내 침묵했던 타선이 폭발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예전 한국을 상징하던 강한 수비도 보여주지 못했다. 약점으로 평가 됐던 투수진은 '역시나 약점이다'라는 생각을 더 하게 됐다.

그나마 긍정적인 건 문제점을 확연하게 확인했다는 것이다. 어설픈 문제 파악은 완벽한 보완을 할 수 없게 한다. 그러나 한국 야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투·타의 문제점을 비롯해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까지 부족한 점을 확실히 파악했다.
다만 총체적 난국이라는 것이 엄청난 문제다. 단번에 문제점을 보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면 해결되지 않고 시간만 흐를 것이 분명하다. 2018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 12, 2020 올림픽 등 매년 국제 대회를 치러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모든 것이 촉박하다.
WBC에서 확인한 문제점을 곱씹어서 제대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해결할 것'이라는 무책임한 자세를 보인다면 문제점 보완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까지 모두가 함께하는 장기적인 계획은 물론 단기적인 계획의 수립을 해야 점진적인 부활이 가능하다.
한국 야구가 라이벌로 꼽는 일본은 1회 WBC부터 3회 WBC까지 모두 4강에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2연승으로 일찌감치 2라운드 진출을 했다.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일본은 벌써부터 2020 도쿄 올림픽을 생각하고 있다. 단순히 '잘해야 한다'가 아닌 선정위원회 구성 방안 등 체계적인 계획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협력도 당연하게 여기고 있다. 프로에서 WBC 사령탑을 지낸 오 사다하루 감독, 하라 다쓰노리 감독, 야마모토 고지, 고쿠보 히로키 감독, 2008 올림픽을 이끈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아마추어에서는 1992 올림픽의 야마나카 마사타케 감독, 2000 올림픽의 오오다가키 고우즈우 감독이 선정위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여러모로 일본과 비교가 된다. 그러나 이미 일본에 뒤처졌다고 생각하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한국 야구의 부활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때라고 했다. 늦은 시점에 좌절하기 보다는 지금이라도 나서서 빠르면서 체계적인 준비 마련에 힘써야 한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 노출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곱씹는 것도 함께해야 한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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