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불펜-수비 장점’ 미국, 엇박자 타선은 미지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03.11 11: 35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가장 관심을 받는 팀인 미국이 뚜껑을 열었다. 기존 예상대로 불펜과 수비력은 장점이었다. 그러나 대회 때마다 항상 기대에 못 미쳤던 타선은 아직 몸이 덜 풀렸다. 타자 개인의 능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것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우승으로 가려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있다.
미국은 11일(이하 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2017 제4회 WBC’ 예선 1라운드 C조 첫 경기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 존스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전체적인 경기력이 예상보다는 못했던 가운데 어쨌든 승리를 거뒀다는 점은 위안이었다. 
사실상 주최국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세 번의 대회에서 준결승 한 번 가보지 못한 미국이었다. 스타 선수들의 무관심 속에 조직력도 타 팀에 비해 떨어진다는 굴욕적인 평가를 받았다. 미국이 흥행몰이를 해야 WBC가 존속될 수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나왔다. 올해는 다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였던 이유다.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MLB 사무국은 최선을 다해 움직였다. MLB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명장 짐 릴랜드 감독을 선임한 미국은 적어도 야수 쪽에서는 호화 라인업을 꾸렸다. 버스터 포지(샌프란시스코), 앤드루 매커친(피츠버그)라는 전직 MVP 출신 선수들이 포함됐다. 실제 11일 콜롬비아전에서는 피츠버그의 간판 타자인 매커친이 8번 타순에 갈 정도로 걸출한 선수들이 라인업을 꽉 채웠다.
클레이튼 커쇼, 매디슨 범가너, 맥스 슈어저 등 MLB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들의 출전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무산됐지만 대신 앤드루 밀러를 중심으로 하는 불펜은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어차피 선발 투구 제한이 있는 WBC에서 불펜 운영으로 약점을 메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수비도 드림팀으로 논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실제 미국은 콜롬비아전에서 장점을 발휘했다. 브랜든 크로포드가 유격수, 놀란 아레나도가 3루수, 이안 킨슬러가 2루수로 자리했다. 특히 MLB 최고 수준의 수비수인 크로포드와 아레나도가 지키는 좌측 라인은 철벽이었다. 크로포드는 몇 차례의 까다로운 타구를 여유있게 처리했고, 아레나도는 8회 1사 1,2루에서 직선타 상황에서 기민한 판단으로 더블 플레이를 만들어내는 등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불펜도 5회 등판한 마이클 기븐스가 2실점하며 부진했을 뿐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루크 그레거슨, 샘 다이슨, 네이트 존스, 펫 네섹, 타일러 클리파드가 차례로 콜롬비아의 타선을 짓눌렀다.
하지만 타선은 기대만큼이 아니었다. MLB 수준급 투수인 퀸타나에게 막힌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전체적으로 5안타에 머물렀다. 아직 배트가 나오는 것이 경쾌하지 않았다. 여기에 팀 배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모습이었다. 2-2로 맞선 8회 선두 옐리치가 2루타로 출루했으나 그 후 크로포드가 범타로 물러났고, 1사 1,3루에서는 존스가 삼진에 머물렀다. 최소한의 진루타나 희생플라이가 있었다면 결승점이 될 수도 있었으나 그런 모습이 아쉬웠다.
다만 연장 10회에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옐리치와 크로포드가 차분히 볼넷을 골랐다. 욕심을 내지 않고 출루에 목적을 뒀다. 집중력이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킨슬러도 안타를 치지는 못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공을 밀어 2루 방향으로 보내 진루타를 기록했다. 결국 존스가 어려운 카운트에서도 끝내기를 쳐냈다. 단기 토너먼트에서는 이런 장면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미국의 라인업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매 대회 화려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준결승에 가지 못했던 것은 이름값 뒤에 숨겨진 뭔가가 잘못됐다는 의미다. 개인은 뛰어나지만 팀으로 뭉치지 못한다는 평가, 선수들이 대회에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은 매번 있었다. 올해는 달라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승리와 보완점을 모두 찾은 첫 판은 긍정적이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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