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라.”
이 말이 참 어렵다. MBC ‘무한도전’에게도, 노홍철에게도 이 한 마디는 다른 백 마디보다 무겁고 하기 어려운 말이다. 평소에는 그렇게 허언(?) 수준의 농담을 하면서도, 유독 노홍철 컴백 사안에 대해서만은 ‘무도’도, 노홍철도 늘 조심스럽다.
최근 ‘무한도전’(이하 무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7주 결방을 한 사이, 광희가 군입대를 하며 멤버가 다시 5인체제로 변했기 때문이다. 짝이 맞지 않아 더 많은 상황을 만들지 못하기에 대대적으로 ‘식스맨 특집’까지 하며 원석을 발굴했는데, ‘무도’는 다시금 5인체제로 돌아와야 한다.
이에 ‘무도’ 애청자들은 노홍철이 돌아와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주간 방영된 ‘무도’ 레전드 특집은 더욱 노홍철의 가치를 증명하는 시간이었다. ‘무도’에서 사기꾼 캐릭터를 얻었고, ‘무도’ 멤버들이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을 수 있도록 ‘빌런’의 역할을 해준 게 노홍철이었다는 걸 레전드 특집을 통해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것.
여론은 이미 ‘노홍철 복귀’로 돌아섰다. 비록 음주운전이란 큰 결점이 있지만, 이미 자숙을 했고,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왜 유독 ‘무도’에서는 안 되느냐며 노홍철의 복귀를 원하는 시청자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무도’도 이런 ‘노홍철 복귀’ 여론을 잘 알고 있다. 노홍철 스스로도 알고 있을 터. 노홍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도 청취자들에 의해 몇 차례나 노홍철의 ‘무도’ 복귀가 언급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측은 이에 대해서는 여전히 함구 중이다. 노홍철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만들어진 별명이 ‘그 녀석’ 아니었는가.
과거 노홍철의 복귀설이 몇 번 거론됐을 때, ‘무도’ 측이나 노홍철 측도 이야기가 오고 가고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꾸준히 거론하는 ‘무도’ 복귀에 가장 신중한 이는 바로 노홍철 자신이었다. 양측 모두 “노홍철의 의사가 뚜렷하여”라며 그의 복귀설이 사실이 아님을 전한 바 있다.
노홍철의 조심스러운 모습은 ‘무도’의 자리가 얼마나 무거운지를 실감케 한다. 노홍철은 지난 과실로 자신이 쓰고 있던 ‘무도’라는 왕관의 무게를 알게 됐다. 그렇기에 더욱 마음의 준비도 필요할 터. ‘무도’ 또한 이를 알기에, 그의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고 그저 있는 그대로 노홍철을 내버려뒀다.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까, 라는 말로 이들의 태도 변화를 바라기엔 ‘무도’의 11년이 너무 길었다. 11년이란 긴 세월을 버텨온 ‘무도’이기에 더욱 재촉도, 포기도 하지 않는 것. 노홍철도 비슷할 것이다. ‘무도’ 멤버들도, 노홍철도 서로에게 어떤 한 마디를 하는 게 이토록 어려운 건, 그만큼 ‘무도’라는 게 이들에겐 절실하고 애틋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런 ‘무도’와 노홍철에 시청자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기다림뿐이다. 시청자들도 이를 알기에 “그저 하고 싶은 대로 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변화의 바람이 불지만, ‘무도’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 또 신중을 기하는 중이다. / yjh030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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