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에게도 성장통은 있었다. 무명시절이라곤 몰랐던 한채영이 남모를 아픔을 털어놓으며 눈물을 흘렸다.
한채영은 지난 2000년 데뷔하자마자 드라마 '가을동화'에 캐스팅됐다. 이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던 작품에 중간투입되면서 그는 곧바로 자신의 얼굴을 알릴 수 있었다.
어찌보면 큰 행운인 셈. 한채영은 송승헌, 송혜교, 원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톱스타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마냥 행복해보이는 승승장구 뒤에도 미처 말할 수 없는 눈물들이 있었다.
갑자기 연기를 시작하게 된 한채영은 아무런 트레이닝을 받지 못한 상태로 '가을동화'에 임하게 됐다. 이에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도 연기력에 대한 비난은 감수해야했다.
한채영은 지난 17일 방송된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2'에서 당시를 떠올리며 "욕을 많이 먹었다. 너무 창피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눈물을 주르륵 쏟아내는 그의 모습은 그동안의 속앓이를 짐작하게 만들었다.
또한 스무살 어린 나이에 미국에서 온 한채영은 멀리 떨어져있던 가족들도 너무 그리웠다고 회상했다.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했다고.
그저 새침데기인 줄 알았던 한채영의 반전이었다. 한채영은 서구적인 이목구비와 날씬한 몸매로 줄곧 바비인형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녔다. 그런 탓인지 한채영에게는 왠지 모를 도도함이 묻어나오곤 했다.
'언니들의 슬램덩크2'에서도 그랬다. 물론 방송 초반부터 털털함을 뽐내오긴 했지만 특유의 시크한 매력은 여전했다. 그러나 이날 한채영의 눈물은 그동안 그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멤버들도 이런 상처가 있었는지 몰랐다며 놀랐을 정도. 한채영 역시 처음으로 밖에서 속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처럼 한채영은 '언니들의 슬램덩크2'를 통해 뒤늦게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자신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게 됐다. 17년동안 바비인형으로 살아온 한채영. 늦게나마 눈물로 털어놓은 그의 진심은 더욱 따뜻하게 다가왔다. /misskim321@osen.co.kr
[사진] '언니들의 슬램덩크2'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