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책 또 실책, 한화의 불안한 수비가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
한화는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1-5로 역전패했다. 이날도 어김 없이 2개의 실책이 나왔다. 4회 정근우가 이승엽의 평범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놓쳤고, 8회에는 2사 만루에서 정병곤의 2타점 좌전 적시타 때 좌익수 이성열의 송구 실책이 나오며 추가 1실점했다.
이로써 한화는 시즌 첫 11경기에서 무려 14개의 실책을 범했다. 10개 구단 중 단연 최다 기록. 삼성(11개)-NC(10개)가 뒤를 따르고 있지만, 한화에 비할 바는 아니다. 리그 전체적으로 수비 불안이 가중되고 있으나 그 중에서도 한화가 독보적인 수준이다. 산술적으로 지금 페이스라면 약 183개의 실책이 가능하다. 역대 한 시즌 최다 실책은 1992년 쌍방울이 126경기에서 기록한 135개.

한화는 시즌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 4개의 실책을 시작으로 14경기 중 11경기에서 실책이 속출했다. 무실책은 3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2실책 이상이 4경기로 더 많다. 내야, 외야 가리지 않고 실책이 어디서 어떻게 튀어 나올지 짐작할 수 없다. 마치 시한폭탄과 같다.
최고 2루수 정근우가 그답지 않게 벌써 3개 실책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았고, 1루수 윌린 로사리오와 포수 조인성, 3루수와 유격수를 오간 신성현이 2개씩 실책을 범했다. 이외에도 송광민·하주석·강경학·이양기·이성열 등 9명의 선수들이 실책을 기록하며 전체적인 안정감이 떨어진다.

특히 실책 이후 실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 중이다. 14개의 실책 중 실점으로 연결된 게 7개로 절반에 해당한다. 그 중 1개는 결승점으로 직결됐다. 불안한 수비 때문에 투수들이 투구에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다. 특히 외국인 투수 비야누에바-오간도는 수비에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화는 전통적으로 수비가 약점인 팀이다. 2014년 리그 최다 113개 실책을 범한 한화는 김성근 감독 부임 첫 해였던 2015년에도 105개로 조금 줄었지만 리그에서 4번째로 실책이 많은 팀이었다. 지난해에는 124개로 신생팀 kt에 이어 두 번째 최다 실책이었고,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압도적인 실책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최다 실책을 기록하고 있는 한화이지만, 수비 효율 지수를 나타내는 ‘DER(Defense Efficiency rating)'은 .745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DER은 홈런·삼진·사사구를 제외한 인플레이 타구를 얼마나 높은 확률로 아웃시켰는지 나타내는 일종의 범타 처리율. 높은 DER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실책 숫자가 많다 보니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무릎 수술 이후 실전을 많이 치르지 못한 정근우의 수비 감각이 올라오지 않았고, 팀 사정상 불안한 외야 수비를 가동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코칭스태프에선 딱딱한 그라운드 영향으로 선수들이 고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대량 실책을 줄여야 한화도 5할 이상 승률로 올라설 수 있다.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