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간도와 호흡? 괜찮다. 내 몸도 괜찮다".
최재훈은 23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kt전에 8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출장했다. 최재훈은 이 경기서 6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13-1 승리에 기여했다.
3회 첫 타석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자신의 파울타구에 왼쪽 발등을 맞았다.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다 일어난 그에게 이번에는 상대 선발 고영표의 변화구가 날아왔다. 몸에 맞는 공.
곧바로 이어진 4회 수비에서는 상대 윤요섭의 파울타구가 최재훈의 오른쪽 발등을 가격했다. 불과 30여분 사이에 양쪽 발등을 한 번씩 강타당한 것.
23일 경기 후 만난 최재훈은 "어휴, 자석이라도 붙은 건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나 이내 미소 지으며 "통증이 있긴 하다. 안 아플 수 있겠나. 하지만 감독님께서 6회 이후 교체를 해주셔서 체력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괜찮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는 최재훈과 오간도의 두 번째 배터리 호흡이었다. 17일 두산과 한화의 1-1 트레이드로 영입된 최재훈. 포수와 투수는 호흡이 생명인데 최재훈에게는 팀도, 투수도 낯선 상황이다.
그러나 오간도는 최재훈을 전폭적으로 믿었다. 최재훈은 "오간도가 사인을 잘 따른다. 10개를 내면 10개 다 그대로 던진다. 고개를 흔드는 모습이 거의 없다"라며 "스프링캠프 때나 이전에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어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은 괜찮다"라며 밝게 웃었다.
오간도 역시 마찬가지. 오간도는 23일 등판을 마치고 "포수 최재훈과 매 이닝마다 부족했던 점을 서로 이야기 한다. KBO리그 타자들이 서툰 내게 이런 최재훈의 존재는 고맙다"라고 공을 돌렸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최재훈의 역할은 '백업의 백업'이었다. 그러나 이제 국내 최고 외국인 투수가 인정하는 포수가 됐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