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 21G 10홈런 '역대 4번째' 빠른 페이스
이승엽·박병호 전성기보다 홈런 페이스 빨라
벌써 10홈런. SK 거포 최정(31)의 홈런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전성기 이승엽과 박병호보다 빠르게 10홈런 고지를 선점했다.
최정은 지난 25일 잠실 LG전에서 9회 마지막 타석에 우완 고우석 상대로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10호 홈런으로 리그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아치를 그린 순간이었다. 홈런 7개로 이 부문 공동 2위인 한동민(SK)-이대호(롯데)와 격차를 3개차로 벌렸다.
이날은 SK의 시즌 21번째 경기였고, 최정은 그 21경기를 빠짐 없이 뛰었다. 4월이 아직 5경기가 더 남아있지만, 5월이 오기도 전에 최정은 10홈런을 넘어섰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 4번째 빠른 페이스로 10홈런을 선점했다는 점에서 최정의 기세가 놀랍다.
역대 최소경기 10홈런 기록은 현재 SK 배터리코치를 맡고 있는 박경완이다. 박경완은 지난 2004년 4월16일 SK 소속으로 팀과 개인 12경기 만에 10홈런을 몰아쳤다. 사상 첫 개막 4경기 연속 홈런을 폭발, 무서운 초반 러쉬로 그해 홈런왕(34개)을 차지했다.
이어 1990년 5월6일 삼성 이만수가 팀과 개인 19번째 경기에서 10홈런을 기록했다. 그해 이만수는 시즌 110경기에서 홈런 26개로 장종훈(빙그레·28개)에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다음으로 2002년 한화 송지만이 그해 4월27일 팀과 개인 20경기 만에 10홈런을 넘었다. 2002년 송지만은 개인 최다 38홈런으로 이 부문 4위에 올랐다.
박경완·이만수·송지만 다음으로 최정이 3번째 빠른 21경기 만에 10홈런을 돌파했다. 역대 KBO리그 한 시즌 최다 56홈런을 기록한 2003년 삼성 이승엽도 그해 5월15일 시즌 29번째 경기에 10호 홈런을 쳤다. 54홈런을 터뜨린 1999년에도 5월6일 10홈런까지 26경기가 걸렸다.
2014~2015년 각각 52개-53개 홈런을 터뜨린 넥센 박병호도 최정만큼 빠르진 않았다. 2014년 5월5일 10호 홈런을 터뜨렸는데 시즌 28번째 경기였다. 2015년에는 5월19일 41번째 경기에서 10호 홈런을 쳤다. 이해에는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가 가장 빠른 25경기 만에 10홈런을 때렸고, 최종 48홈런으로 박병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최정은 지난해 데뷔 첫 40홈런을 쏘아올리며 NC 에릭 테임즈와 함께 이 부문 공동 타이틀을 따냈다. 지난해는 5월21일 시즌 42번째 경기에서 10홈런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그 절반인 21경기 만에 10홈런 고지를 밟았다.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최정은 약 69개의 홈런이 가능하다.
물론 지금 페이스를 계속 이어갈 순 없겠지만, 홈런왕 2연패를 향한 최정의 기세가 뜨거운 건 분명하다. /waw@osen.co.kr
▲ 역대 최소경기 10홈런 선점 선수(팀 경기 기준)
1위 2004년 SK 박경완, 12경기, 최종 34홈런(1위)
2위 1990년 삼성 이만수, 19경기, 최종 26홈런(2위)
3위 2002년 한화 송지만, 20경기, 최종 38홈런(4위)
4위 2017년 SK 최정, 21경기, 최종 ?
[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