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테임즈(31·밀워키)가 구단의 신임을 독차지하는 데 걸린 시간은 채 한 달이 안 됐다. 밀워키 구단 역사에 화려하게 이름을 올린 테임즈는 이제 메이저리그(MLB) 전체 역사도 정조준하고 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젓는 것도 괜찮다.
내셔널리그 4월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의 강력한 후보 중 하나인 테임즈는 25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와의 원정경기에서 두 방의 홈런을 터뜨리며 올 시즌 MLB에서 가장 먼저 두 자릿수 홈런 고지를 밟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속도로 치고 나간 테임즈는 MLB 타격 부문 상위권에 고루 이름을 올리며 인생 최고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10개의 홈런은 내셔널리그는 물론 MLB 전체를 봐도 독보적인 1위다. 2위권은 여전히 7개에 머물고 있다. 그 외 3할7푼3리의 타율은 내셔널리그 5위, 4할8푼1리의 출루율은 리그 3위, 0.910의 장타율과 1.392의 OPS(출루율+장타율), 그리고24득점은 리그 1위다. 그 외 최다안타(25개) 공동 4위, 타점(17타점)은 8위에 올라있다.
이런 테임즈는 25일 경기를 기준으로 밀워키의 ‘4월 전설’에 올라섰다. 첫 21경기에서 10개의 홈런을 친 테임즈는, 팀 데뷔 시즌 기준으로 팀 기록이었던 1987년 랍 디어(9개)의 기록을 넘어서 가장 빠른 시점(경기수 기준)에 두 자릿수 홈런에 이른 밀워키 선수로 기록됐다.
또한 2006년 카를로스 리에 이어 4월에 10개의 홈런을 친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되기도 했다. 3·4월을 합치면 2011년 라이언 브런에 이어 6년 만의 일이다. 한 개만 더 치면 구단 역사를 다시 쓴다. 24득점은 1987년 폴 몰리터, 2008년 리키 위크스의 구단 4월 최고 기록(23득점)을 이미 뛰어넘었다.
그 외의 다른 구단 4월 기록도 가시권이다. 역대 밀워키 4월 OPS 최고 기록은 2011년 브런의 1.181이다. 테임즈는 이를 경신할 것이 유력하다. 장타율 기록은 사실상 경신이 확정적이다. 테임즈는 현재 16개의 장타를 기록 중인데, 이 기록도 1~2개만 더 추가하면 역시 구단 기록이 된다. 테임즈의 4월은 밀워키 프랜차이즈에 길이 남을 수 있다.
그렇다면 메이저리그 기록은 어떨까. 테임즈는 26일부터 4월 말까지 아직 5경기가 남아있다. 그렇다면 MLB 역대 4월 홈런 기록 상위권도 노려볼 수 있다. 역대 3·4월 한 달에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는 2006년 알버트 푸홀스와 2007년 알렉스 로드리게스로 14개다. 그 뒤를 이어 1997년 켄 그리피 주니어(13개), 2001년 루이스 곤살레스(13개)가 따르고 있다.
테임즈의 기록은 이미 MLB 역대 공동 24위권 정도에 해당한다. 2010년 이후 3·4월에 11개 이상의 홈런을 친 선수는 2010년 폴 코너코(11개), 2012년 맷 켐프(12개), 2013년 저스틴 업튼(12개)까지 세 명 뿐이다. 테임즈의 현재 페이스를 고려하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득점 기록도 가시권이다. 역대 3·4월 최다 득점은 1997년 래리 워커의 29득점이다. 5경기가 남은 테임즈는 득점도 5개가 남아있다. 득점은 테임즈의 출루뿐만 아니라 후속 타자들의 지원도 이뤄져야 하는데 테임즈의 뒤가 브런이라는 점은 기대가 걸린다. 테임즈가 홈런으로 스스로 득점을 쌓고 있다는 점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81타석을 소화한 테임즈가 100타석 이상 장타율 0.900 이상을 기록한다면 이는 1997년 래리 워커(106타석·0.911), 2006년 알버트 푸홀스(110타석·0.914) 이후 첫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선수가 된다. 장타율은 추월도 노려볼 만하다. 테임즈의 4월 말 기록이 어떨지 여러 방면에서 관심이 모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