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대리만족"...'윤식당'으로 완성된 나PD의 빅피처
OSEN 김나희 기자
발행 2017.05.02 09: 50

 "대리만족을 주고 싶었다."
나영석 PD가 '윤식당'을 통해 그리고자 했던 빅피처. 낭만과 힐링을 활용한 '대리만족'이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통했다. 
tvN 예능 '윤식당'은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신구가 인도네시아 발리의 인근 섬에 작은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이야기를 담은 프로그램이다. 지난 3월 24일 첫 방송된 이후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화제몰이 중인 상황. 특히 지난달 28일 방송된 6회는 평균 14.1%, 최고 16%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사실 '윤식당'은 나영석 PD가 그동안 보여왔던 '여행+먹방'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심지어 그는 출연진들도 앞서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삼시세끼'에서 함께했던 이서진, 신구, 윤여정을 택했다. 현재 '윰블리'로 활약 중인 정유미를 제외하고 말이다. 그래서일까.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전 "나영석과 이서진이 함께하는 여행 먹방 예능이 또 통할까"라는 우려의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베일을 벗은 '윤식당'은 결코 뻔하지 않았다. 윤여정이 사장 겸 오너 셰프를, 이서진은 총무 겸 서빙과 캐셔를, 정유미는 주방 보조를, 신구는 일손을 돕는 아르바이트생 임무를 맡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케미스트리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윤식당'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꿈꿔봤을 삶의 낭만을 제대로 자극했다는 점이다. 아름다운 풍광의 휴양지에서 나만의 작은 음식점을 열어 운영한다는 설정은 현재의 삶을 가장 중요시하는 요즘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높은 대리만족을 선사하고 있다.
이는 나영석 PD가 '윤식당'을 선보이기 전 밝혔던 빅피처가 의도대로 실현된 모습이기도 하다. 그는 앞선 제작발표회에서 "열대 지역에서 식당으로 생계를 유지한다는 건 비현실적이기에 방송을 통해 이를 시도해보고자 했다. 일한 만큼 번 돈으로 사는 것, 이를 통해 시청자가 대리만족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힌 바 있다.
소소한 일상의 위기를 집중 조명하거나 현지 여행객들의 반응을 진솔하게 담아낸 점도 보는 재미를 더한다. 다소 느릴 순 있지만 정이 가득한 사장님 윤여정과, 위기 때마다 진가를 발휘하는 경영자 이서진, 때론 사랑스럽고 때론 똑 부러진 매력의 정유미, '윤식당'의 마스코트이자 성실함의 대명사인 신구까지. 작은 식당 하나를 운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의 모습은 현재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그러나 이로 인해 얻는 성과가 현실과는 다른 환상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앞으로 '윤식당'이 가는 길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다. 무엇 하나 특별한 건 없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윤식당'의 미학. 그것만으로도 '힐링'을 느끼기엔 충분한 게 아닐까. / nahee@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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