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윤식당'의 여유 vs 빨리빨리 韓 문화의 딜레마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5.02 16: 15

"보는 내가 조마조마했어요" tvN '윤식당'을 본 시청자가 남긴 댓글이다. 
지난달 21일 방송에서 '윤식당' 패밀리는 갑자기 몰려든 손님 때문에 쉴 틈 없이 일했는데 하필 불려둔 당면이 똑 떨어졌다. 이 때 정유미는 불고기 누들을 시킨 베지테리언 손님의 요리 대신 나중에 온 손님의 라면을 먼저 요리해 달라고 윤여정에게 말했다.
이 때문에 시청자들은 쫄깃해진 심장을 부여잡았다. 혹여 베지테리언 손님이 자신의 음식은 왜 이렇게 늦게 나오냐며 화를 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이미 함께 온 친구들의 메뉴는 다 나왔고 접시를 모두 비운 상태에서 이 손님은 하염없이 자신의 요리를 기다렸다. 

정유미는 뜨거운 물을 이용해 당면을 빠르게 불렸고 윤여정은 다른 손님의 메뉴를 먼저 요리한 다음 베지테리언 손님의 것을 만들었다. 다행히 이 손님은 얼굴 한 번 찡그리지 않고 기다렸고 요리가 나오자 맛있게 먹었다. 
한국에서는 분명 낯선 그림이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지만 우리에겐 '빨리 빨리' 문화가 더 익숙한 게 사실이다. 외국인들이 한국 사람들만 보면 "빨리 빨리"를 외쳤던 때가 있었을 정도.
반면 '윤식당'은 여유롭다. 아니 손님들이 그렇다. 갑작스레 정전됐을 때, 준비해 둔 재료가 동 났을 때 윤여정, 정유미, 이서진, 신구는 순간 당황했을지언정 손님들은 미동 하나 없었다. "괜찮다"고 미소 지으며 해변을 둘러보는 여유를 만끽했다. 
시청자들만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셈이다. '윤식당' 속 여유가 부러운 한편 괜시리 문제가 생길까 조마조마한 마음이다. 하지만 이는 괜한 기우임에 틀림없다. 요리가 늦어져도 손님들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느끼며 숨을 고르는 이유에서다. 
윤여정, 정유미, 이서진, 신구는 요리 초보에 한식당 운영도 처음이다. 그래서 요리와 영업에 서툰 게 당연한 것. 그럼에도 누구 하나 "요리가 왜 이렇게 늦게 나오냐"고 불만을 토로하는 손님은 없다. 일부 시청자들만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다. 
시청자들도 '윤식당'의 여유를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comet568@osen.co.kr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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