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원 연예산책] '뮤뱅'은 왜 음반과 방송점수를 중시할까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7.05.02 17: 58

[OSEN=손남원] KBS 2TV '뮤직뱅크'의 요즘 시청률은 0.8~0.9%다.(닐슨 및 TNS 집계) 속된 말로 애국가 시청률도 못된다. 예능 PD들은 시청률에 목을 매는 직업이다. 지상파의 경우 전국시청률 5% 아래로 떨어지는 프로는 폐지 위협에 떨기 시작한다. '뮤뱅' PD는 KBS 안에서 독보적인 존재임에 틀림없다. 시청률 1% 밑이면서 논란까지 자초했는데 시청자에게 사과 한 마디 안하고 있다. 
'뮤직뱅크' 라붐의 1위 논란에 분통을 터뜨린 건 아이유 팬들만이 아니다. 좋아하는 가수가 있는 시청자들은 "어이가 없네" 한숨을 푹푹 내쉬는 중이다. '뮤뱅' 측은 "데이터상으로는 (라붐 1위가) 정상이고 시기가 맞았을 뿐"이라고 했다. 대입 수능도 이런 식으로 치르고 집계하면, 교육부 수장이 무사할런지 궁금하다.
애시당초 '뮤뱅'은 순위 집계 방식에 결함을 갖고 있다. KBS만 인정을 안할 뿐이다. 일부 팬덤을 제외한 대부분 가요팬들은 CD 등의 앨범 구매보다 음원으로 노래를 소비한다. 영화 쪽에서 DVD 시장이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것과 비슷한 사정이다.

지난 28일 방송에서 라붐은 신곡 '휘휘'로 아이유의 '사랑이 잘'을 제치고 정상에 섰다. 집계 결과 라붐은 최종점수 4546점으로 4165점의 아이유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다윗이 골리앗을 꺾은 대이변이었는데 축하만 하기에는 사정이 묘했다. 
논란의 배경은 '뮤직뱅크'의 1위 산정 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음반과 방송 점수에서 늘 사단이 벌어진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라붐이 절대강자 아이유를 물리치고 1위에 오른 것도 이 덕분이다.
디지털 음원 점수: 아이유 3816점 / 라붐 116점
시청자 선호도 점수: 아이유 305점 / 라붐 0점
방송 점수: 아이유 44점 / 라붐 2086점
음반 점수: 아이유 0점 / 라붐 2344점
아이유의 음반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 라붐이 큰 점수 차로 이긴 건 당연하다. 방송 점수도 그만큼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방증이니 이해 가능한 대목이다. 라붐이 얼마나 열심히 뛰고 노력했는지도 분명히 알수 있다. 상대가 아이유만 아니었다면 이번 '뮤뱅' 1위도 조용히 넘어갔을지 모른다. 하필 아이유라니. 천하에 이효리가 컴백해도 이길지 말지 승산을 따져봐야할 올 봄 가요계 최강자다.
이 대목이 중요하다. 라붐이 1위를 차지할 여지를 만들어 이들이 욕먹고 상처 받게 한 1차적 책임은 '뮤뱅'에도 있다. 애시당초 KBS 집안잔치 차원이라면 방송 점수를 50%로 하고 나머지 배분을 어찌하든 누가 신경도 쓰지 않는다. 지상파 3사의 연말 행사 때 해마다 제 식구 챙기기에 대한 지적들이 나오지만 그러려니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어차피 시청률 0%대다. 이번 사태로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는 시청자가 거의 없다는 소리다.
'뮤뱅'은 공영방송의 장점을 안고 세계각국으로 전파되는 한국 가요프로의 원조격이다. 그런 프로에서 현실을 반영못하는 순위 방식으로 1위 논란이 일고 출연자들이 상처를 받고 중이다. "데이터는 정상"이란 변명과 발뺌은 좀 지나치지 아니한가. /osenstar@osen.co.kr
<사진> '뮤직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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