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순위제가 또"..'뮤직뱅크', 라붐 1위 논란에 떳떳할까
OSEN 김은애 기자
발행 2017.05.02 13: 30

잊을만 했던 순위제 음악 프로그램이 또 말썽이다. 이번엔 6인조 걸그룹 라붐의 1위 수상이 도마 위에 올랐다.
라붐은 지난달 28일 방송된 '뮤직뱅크'에서 신곡 'Hwi hwi'로 아이유의 '사랑이 잘'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라붐이 아이유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부분은 방송 점수(2086점)와 음반 점수(2344점)이었다. 라붐은 이번 음반 '미스디스키스'로 초동 2만 8000여 장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높은 음반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는 많은 가요팬들의 의문심을 일으켰다. 어떻게 음원차트에 제대로 진입하지도 못한 라붐이 1위를 받을 수 있냐는 것. 이에 '뮤직뱅크' 측은 집계오류는 없었다고 밝혔고 라붐 측은 결국 사재기 의혹에 입을 열었다.

소속사에 따르면, 라붐은 지난 2월 국내를 포함한 동남아시아에 가맹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그룹의 모델로 발탁됐고, 광고주 측이 전국 매장 및 해외 매장에 이벤트 프로모션용 이용고객 증정 이벤트를 제안하면서, 정당하게 앨범을 판매하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2만 8000장의 판매고에는 일정부분 광고주의 '파워'가 작용해 라붐에게 첫 1위트로피를 안겨준 셈이다. 이렇게 상황이 정리됨에 따라 '뮤직뱅크' 측은 이번 논란에 억울함을 호소할지도 모르겠다.
현재 지상파 3사 모두 가요 순위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오랫동안 순위제를 운영해온 KBS 2TV '뮤직뱅크'를 비롯해 최근 다시 차트 제도를 부활시킨 MBC '쇼!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는 매주 음악 팬들과 만나며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들은 그동안 공정성과 활성화를 오가며 많은 논란을 빚었다. 순위제를 도입하면, 순위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으며 반면 순위제를 폐지하면 프로그램의 탄력을 반감시켰다. 이 같은 문제를 이유로 결국 가요프로그램들은 순위제로 운영해오고 있는 가운데 '뮤직뱅크'가 다시 순위제의 문제를 상기시켰다.
물론 '뮤직뱅크'의 집계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결코 떳떳하다고 할 순 없다. 음악방송 집계에 음반 점수가 다른 비율로 반영되긴 하지만, 관계자들은 다들 인지하고 있었을 터. 라붐의 광고주 측에서 이벤트를 위해 음반을 구매하는 것 역시 이 점수에 집계된다는 사실을 모를리 없다.
가요 프로그램의 순위제에 대한 공신력 문제는 여러 차례 일어났다. '뮤직뱅크'는 지난해 5월에도 담당자의 실수로 1위와 2위를 반대로 발표하는 방송사고가 났다. 이에 제작진은 서둘러 발표를 정정했지만 음악 팬들은 '특정 가수를 밀어주려는 것 아니냐’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처럼 가요순위프로그램들이 잦은 논란에 휩싸이면서 폐지의 목소리가 커짐과 동시에 출연하지 않는 가수도 늘어나고 있다. 1위를 받을 때의 짜릿한 기쁨과 논란에서의 자유로움을 맞바꾸는 것이다.
모든 가요순위프로그램들은 각자 자신들의 기준에 따라 객관적인 데이터 집계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진통을 겪어왔고 이젠 ‘정답’이 아닌 ‘모법답안’을 제시할 때다. 어느 한 곳에서라도 대중이 만족하고 납득할 수 있는 ‘모범 답안’인 1위를 제시한다면 흔들림 없이 순위프로그램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 /misskim321@osen.co.kr
[사진] 뮤직뱅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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