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돌려보기①] 김은숙·공유, 치열했던 경쟁 이견없는 수상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5.04 06: 49

경쟁은 치열했고, 결과는 공정했다. 치열한 경쟁에 자신의 수상을 미처 예감하지 못한 수상자들은 때로는 눈물로, 때로는 환호로 수상에 감격했다.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은 tvN 드라마 '도깨비'의 김은숙 작가,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이 각각 TV·영화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성대한 축제의 막을 내렸다.
김은숙 작가는 작가로는 최초로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백상예술대상이 만들어진지 53년 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김은숙 작가의 '도깨비'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도깨비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견이 있을 수 없는, 납득이 가는 수상이었다. 

그러나 김은숙 작가는 자신의 수상이 믿기지 않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하다하다 못해 제가 대상을 받았다"고 운을 뗐다. 김 작가는 "이 무거운 상의 무게를 어떻게 견뎌야 할까. 분명 다음 작품을 준비하면 이 무거운 상이 나를 엄청 작게 만들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설레고 재밌고 감동적인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김은숙 작가의 수상에 '도깨비'에 출연했던 두 주인공 공유, 김고은 역시 자신의 일인 것처럼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영화 부문 대상은 '아가씨'의 박찬욱 감독에게 돌아갔다. 뛰어난 작품성으로 대중과 평단의 고른 호평을 받았던 '아가씨'는 백상의 선택을 받았다. "우리 배우들이 상을 못 받아서 빈 손으로 가나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맨 뒷자리에 들러리로 섰나 얘기했다"는 박찬욱 감독은 "조진웅, 하정우, 김태리 씨와 같이 받는 거다. 몇달씩 트로피 빌려줄테니까 돌아가면서 가지고 있자"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tvN '도깨비' 공유, KBS '김과장' 남궁민, KBS '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 SBS '질투의 화신' 조정석, SBS '낭만닥터 김사부' 한석규가 후보에 올라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TV부문 남자 최우수 연기상은 공유에게 돌아갔다. 누가 받아도 마땅할 치열한 경쟁의 승자는 공유였다. '도깨비'에서 쓸쓸하고 찬란한 도깨비 역으로 대한민국을 매료시킨 공유였던 만큼, 공유의 수상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공유는 이날 수상에 감격을 표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자리에 서는 것이 굉장히 두렵고 겁이 났다"는 공유는 "이 무겁고 큰 상은 저에게 정신 차리라고, 이제 그만 주저하고 당황하라고 주시는 상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받겠다"며 "'도깨비'를 애청해주신 수많은 시청자 분들 너무나 감사드린다. 배우들로 했던 고민들이 먼 훗날 돌아봤을 때 헛된 고민이 아니었기를 희망한다"고 감격을 표했다. 
TV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또 오해영'의 서현진, 영화 부문 남녀 최우수 연기상을 탄 '밀정'의 송강호, '덕혜옹주'의 손예진의 수상 역시 납득가는 수상이라는 평가다. 
특히 이날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은 대부분의 후보들이 치열한 경쟁에도 대부분 시상식에 참석, 진정한 축제라는 시상식의 의미를 더했다. 차기작 촬영 등 불가피한 스케줄을 제외하고서는 대부분의 후보들이 시상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수상자들을 축하하고, 1년간 고생한 서로를 격려하는 훈훈한 모습이 영화, 방송계를 빛낸 작품과 사람들의 공로를 치하하고 격려한다는 백상예술대상의 진정한 취지를 돋보이게 했다. 
또한 인기 작품이 아닌, 정말 좋은 작품, 정말 잘 한 배우들에게 수상의 영광이 돌아갔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영화 부문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연애담'의 이상희는 들꽃영화상에서도 신인상을 수상한 충무로의 연기파 신예. 백상은 작은 영화였지만 '연애담'을 외면하지 않았고, 이상희에게 신인연기상을 안겼다. 또한 종영된지 약 10개월이 지나 자칫 기억 속에서 잊혀질 뻔 했던 '디어 마이 프렌즈' 역시 극본상과 드라마 작품상으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mari@osen.co.kr
[사진] 백상예술대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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