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 돌려보기②] 배우도 안방도 울렸다…간절히 노래한 33人의 꿈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5.04 06: 49

시상식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운 것은 백상예술대상에서만 볼 수 있었던 특별한 축하 공연이었다. 
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는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들도, 안방 시청자들도 눈물 흘리게 한 축하공연이 열렸다.
이날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은 '치유'를 주제로 한 특별한 축하공연을 예고했다. 베일을 벗은 백상예술대상의 축하공연은 '아가씨', '또 오해영', '럭키' 등 대한민국을 빛낸 최고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작은 역할을 담당했던 '아직은' 유명하지 않은 배우 33인의 무대였다. 이들은 드라마 '김과장' OST '꿈을 꾼다'로 배우를 향한 간절한 꿈을 담아 백상예술대상 무대를 빛냈다. 

'아가씨'의 독회 손님 한창현, '또 오해영' 김주영, '아가씨' 정신병원 간호사 박신혜, '럭키' 속 여고생 김정연을 비롯해 무대에는 금광산, 김단비, 김득겸, 김민지, 김비비, 김영희, 김유정, 김정연, 김태우, 김현정, 박병철, 박종범, 배영해, 백인권, 송하율, 이윤희, 이재은, 이주원, 이진권, 임수현, 전영, 조미녀, 차수미, 최나무, 하민, 한성수, 핲기, 홍대영, 홍성호, 황재필 등 33명이 함께 했다.
가수처럼 잘 부르지도,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이들의 축하 무대에는 가슴을 울리고, 마음을 움직이는 뜨거운 감동이 있었다. "앞으로도 오래 배우로서 연기하고 싶다", "저에게 배우는 꿈이다", "배우란 제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다", "연기를 하는 자체만으로도 무대 위가 즐겁고, 카메라 앞이 행복하다"는 간절한 이들의 소망은 무대 아래 배우들에게 진정한 감동을 선사했다.
축하 공연을 바라보는 배우들은 모두 촉촉히 눈이 젖어 있었고, 유해진과 천우희는 눈물을 쏟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고의 정점에서 시상식에 참석한 배우들에게 '초심'을 담아 노래하는 이들의 '꿈을 꾼다'는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을 것. 백상예술대상이 53회를 맞아 준비한 이날의 축하 공연은 새로운 차원의 축하 공연으로 시청자들의 가슴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들 역시 1부 마지막을 장식한 축하공연에 대해 끊임없이 언급하며 많이 배우고 돌아간다고 고개를 숙였다. 팬들이 직접 뽑은 스타센추리 인기상을 수상한 김유정은 "1부 마지막에 배우분들께서 꾸민 무대를 보고 많은 생각을 했다. 좋은 뜻을 얻고 돌아가는 것 같다"며 "무언가를 담지 않더라도 그릇 자체로도 빛이 나는 성실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TV부문 최우수 연기상 시상자로 나선 김혜수는 "1부 마지막 축하무대가 참 좋았다. 너무 감동적이었고, 사실은 앉아서 반성을 많이 했다"며 "정신 차리고 엄살 부리지 말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영화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후배 배우들이 감동적인 무대를 꾸며주셨다. '밀정'에서도 뛰어난 연기에도 부득이하게 편집돼서 한 장면도 나오지 못한 배우들이 있다"며 "오늘이 이 영광은 어린 배우들께 바치겠다"고 후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덕혜옹주'로 영화 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손예진 역시 수상 소감을 통해 이날의 축하무대의 감동을 곱씹었다. 손예진은 "1부 마지막에서 연기자 꿈꾸는 분들을 보고 많이 울컥했다"며 "제가 배부른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정말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엄청난 스케일의 무대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들도 아니었지만 이날의 무대는 그 어떤 시상식의 축하공연보다 의미가 깊었다.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의 축하공연은 무대 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아래에 있는 수상자들도, 아쉽게 수상에 실패한 후보들도, 또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지만 수많은 좋은 작품을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린 수많은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모두 주인공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만들었다. /mari@osen.co.kr
[사진] 백상예술대상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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