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대세' 배정남, 해명보다 '땡스투'로 꽉찬 인터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05.04 15: 59

 배정남은 모델계에서는 작은 키에 속하는 177cm로도 톱모델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 ‘전설의 모델’이다. 모델은 키 큰 사람만 할 수 있다는 선입견은 지금보다 그가 막 모델계에 입문했을 당시 더욱 강했다. 지금 그 진입장벽을 낮춰놓은 계기는 모두 배정남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동안 별명이 호빗족의 희망이었다”며 유쾌하게 말하는 그를 보니, 왜 예능 출연 한 번에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는지 알 것 같았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는 영화 ‘보안관’(감독 김형주) 관련 배정남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첫 날 첫 번째 타임이었던 현장에는 10여 매체의 기자들이 참석해 테이블을 둘러 꽉 채우면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이후 더욱 높아진 관심을 확인케 했다.
배정남은 앞서 지난 달 26일 방송된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구수한 사투리와 솔직담백한 매력으로 뽐냈다. 그동안 런웨이 위에서 뿜어내던 카리스마와는 전혀 다른 솔직담백한 반전 매력이었고, 시청자들은 새로운 캐릭터 탄생에 열광했다.

실제로 만난 배정남은 새로 생긴 유행어인 “슈얼! 와이 낫~(Sure! Why Not~)”을 현장에서 취재진을 향해 외쳐주며, “이제 길을 지나갈 때면 사람들이 절 보고 웃는다.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된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한 한 시간 내내 ‘라디오스타’가 눈앞에서 펼쳐졌다.
“‘라스’보다 더 긴장되네요. 그때는 청심환도 먹었고 옆에 형들이 있어서 편안했고 든든했 거든요. 이성민 형님이 ‘너는 생각하지마. 생각하고 하면 자연스럽게 안 나오니까 너대로 가’라고 하셔서 그렇게 했는데, 90%는 제 모습 그대로 간 것 같습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죠.”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지금의 성공한 모델이 되기까지 그의 인생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선입견을 먼저 타파해야 했고, 그 이후에도 드라마 주인공 자리가 불발되고 믿었던 매니저가 도망가는 등 시련을 겪었다. 그런 과정에서 그가 느낀 점은 좌절보다는 긍정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좌절했죠. 처음 맛탱이가 간 게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어질어질하고 의욕도 없고 인생 다 산 것 같고 딱 한 달 그러고 나니까 ‘잘 됐다, 이 드라마 해서 잘됐으면 작은 사건으로 무너지게 될 때 못 일어섰을 거다’고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남들이 겪을 걸 빨리 겪게 된 거라고 생각했죠.”
“통장에 딱 10만 원 있었는데 저를 믿고 올라와준 형님들에게 3만원 씩 나눠주고 쇼핑몰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데리고 올라온 건데 책임을 져야죠. 그런데 잘 된 겁니다. 그래서 동생들 여섯 명을 더 불렀죠. 우리 집에서 다섯 명이 살았어요. 그게 너무 행복한 겁니다. 돈 없어도 같이 사는 그런 게 행복하고 희망이 생기더라고요. 연기는 다시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그 좌절이 저에게는 더 잘 된 거죠. 그 친구들이 저에게 아직까지 든든하고 고마워요. 저는 인복이 많은 것 같고 행운아입니다.”
이번 ‘보안관’에서는 런웨이 위 배정남이 아닌, 인간 배정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가 맡은 ‘춘모’는 화려한 차림에 반전 매력을 갖춘 캐릭터. 에어컨 설비 기사이자 입만 열면 깨는 대호파의 막내다. 배정남은 ‘보안관’ 제작사 대표와의 만남에서 “말하면 깨고 딱이네!”라는 말을 들었다며 합류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편집된 부분이 거의 없을 만큼 그는 곧 춘모였다.
“‘보안관’은 하늘에서 주신 선물입니다. 배우, 스태프 좋은 사람들이 많았고 촬영하면서 ‘이게 영화구나’ 생각했습니다. 행복했고 진짜 많이 배웠습니다. 형님들이 진심으로 많이 챙겨주셨고, 의지가 됐습니다. 저에게는 모두 은인이십니다.”
“제가 잘되니까 축하해주는 친구들이 진짜 많습니다. (강)동원이 형님도 옛날에 같이 사무실에서 자고 했을 정도로 정말 고생 많이 하셨는데, 절 많이 챙겨주셨고 작은 삼촌 같은 느낌입니다. 요즘 제가 잘되니까 형님이 흐뭇해하더라고요. 되게 고맙고 잘되면 빚 갚아야 할 분들이 많습니다.” / besodam@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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