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터널' 차학연 "추격신, 진짜 무섭고 두려워 울었다"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17.05.05 07: 00

(인터뷰①에서 계속) 빅스 리더 엔이 아닌 배우 차학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 요즘이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완벽한 아내'에서 이은희(조여정 분)의 동생이자 극의 키를 쥔 인물 브라이언으로 치열하게 살다가 또 다음 날에는 OCN '터널'의 핵심 캐릭터 88년생 박광호로 분했고 또 하루 지나서는 빅스 엔으로 컴백 준비에 온 에너지를 쏟았기 때문이다. 
◆"시체 연기 정말 어렵더라고요"
-'터널' 캐스팅이 여러 번 뒤집어졌다가 극적으로 합류하게 됐는데

"못하게 됐을 땐 정말 아쉬웠어요. 여러 일정이 겹쳤거든요. 그래도 다행히 짧은 시간에 해결됐죠. '터널'에 출연할 수 있게 돼 정말 기뻤어요. 스릴러고 장르물인데 제가 또 언제 도전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니까요. 로망이었거든요. 정말 해 보고 싶었던 연기인데 '터널' 제작진도 저를 원하셨다고 들었어요. 감사하게도 일정이 맞아서 극적으로 하게 됐죠."
-쫓기다가 최진혁과 처음 마주하는 장면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제가 맡은 88광호는 초반에 두려움 하나만 갖고 연기했어요. 범인에게 약물주사를 맞은 채 도망가는 상황이라 '붙잡히면 죽을 수 있다' '죽게 되면 할머니도 못 본다'는 최고의 불안함만 갖고 추격신을 가장 먼저 찍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게 잘 나온 것 같아요. 사실 촬영 당시에 너무 진지하게 무섭다고 생각하니까 눈물까지 계속 나더라고요(웃음). 끝나고도 눈물을 계속 흘렸을 정도로요. 극도로 불안한 마음으로 연기하고 주변 환경도 그렇게 조성되니 감정이 폭발했나 봐요. 한 번은 눈물이 흘러서 NG가 나기도 했어요. 그래도 명색이 88광호도 경찰인데 하하."
-브라이언과 박광호는 전혀 다른 느낌, 병행하기 힘들지 않았나?
"안 어려웠다면 거짓말이죠. 브라이언을 연기할 때엔 그 대본만 갖고 대사와 감정으로 연기했고요. 광호로 변신해야 할 때엔 또 '터널'에 집중했죠. 처음에 혼란스러웠어요. 극과 극 캐릭터를 같이 연기하고 연습하다 보니 스스로 중간점에 타협하게 되더라고요. 그걸 배제하려고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그런 얘기들이 주효했던 것 같아요."
-첫 액션신 도전인가?
"이전 작품들에도 액션신이 있었지만 '터널'처럼 크게 액션하고 산에서 구르고 누군가를 때리는 액션은 처음이었어요. 산에서 촬영하니까 몸에 정말 많은 상처가 났죠. 그래도 결과물을 보니까 뿌듯하더라고요. 감독님도 현장에서 보는 사람마다 자랑했다더라고요. 사실 신용휘 감독님이 처음엔 무서운 분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계속 있다 보니 '다음 작품에서도 같이 하자'고 해주셨어요. 정말 기분이 좋았죠. 저라는 사람을 신뢰해주시는 거니까요."
-시체 연기한 소감이 묘했을 텐데.
"생각보다 힘들었어요. 누워있기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숨도 못 쉬고 가만히 있어야 하니 물리적으로 어렵고 또 춥기도 하고요. 초반에 피투성이 아니면 시체 분장으로 촬영을 했는데 기분이 묘했죠. 분장 덕에 감정 살리는 게 좋았지만 제가 겁이 많은 편이라 무서웠답니다."
◆"빅스가 엔딩요정이라니 하하"
-시청률이 잘 나와서 좋겠다
"시청률 생각하고 들어간 작품은 아닌데 계속 오르더라고요(웃음). 실감을 잘 못했는데 가족들과 친구들도 좋아해 주고 젊은 분들이 광호라고 알아봐 주시니까 신기했어요. 빅스 엔으로 나간 기사인데도 광호라고 알아봐 주시더라고요. 무엇보다 88광호를 보고 빅스 엔이 먼저 안 떠올라서 검색해서 알아봤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에요."
 
-88광호 캐릭터 분량이 아쉽진 않나
"옛날에 연기할 땐 분량이 적으면 아쉬웠어요. 더 나왔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완벽한 아내'의 브라이언도 '터널'의 광호도 그런 마음을 많이 바꾸게 만들어줬죠. 잠깐을 나와도 어떻게 연기하냐에 따라서 기억되는 정도가 다르니까요. '터널'에서 88광호가 빠지면 안 되고 계속 궁금해할 수 있는 임팩트 있는 캐릭터라 좋아요. 이렇게 연기할 수 있어서 기쁘고요. 오히려 분량이 많았다면 혼란스러웠을 텐데 한 신 한 신 집중하며 연기했답니다."
-엔딩 요정이라는 찬사까지 받았는데
"너무 기분 좋았죠. 아이돌 빅스 엔이 배우 차학연으로 인식됐으니까요. 산에서 쫓기다가 뒤돌아 보며 끝난 엔딩신이 많이 화제가 됐더라고요. 기사로 봤을 때도 기분이 좋았죠. 빅스와 무대가 아닌 배우 차학연으로서 어떤 별명을 가진다는 게 신기했을 정도로요. 게다가 빅스 때엔 생각 못할 '요정'이라니 하하."
-빅스 컴백 전까지 너무 열일한 것 아닌가
"바쁘게 지내니까 뭔가를 성취해 나간다는 기분이 들어 좋았어요. 이것도 놓치고 저것도 놓쳤다면 아쉽고 기분이 안 좋았을 텐데 하나하나 잘 끝내고 매듭을 지어가는 게 행복하고 재밌었답니다. 브라이언과 광호를 연기하려고 운동도 열심히 했거든요. 체력적으로도 도움이 돼 콘서트 준비도 끄떡 없이 하고 있어요. 빅스 컴백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음악, 의상, 안무, 무대 정말 잘 나왔거든요."
-빅스=콘셉트돌인데 배우 차학연 이름 앞에 붙이고 싶은 수식어는?
"요정도 좋네요 하하. 저는 사람다운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런 인물이 실제로 있을 법한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연기요. 동떨어지지 않고 공감하며 볼 수 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요. 특이한 캐릭터라도 실제 있을 것 같은 그런 연기요. 사람다운 배우가 될 테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comet568@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OC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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