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느려서 더 아름다운 '윤식당'의 시간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05.06 15: 04

'윤식당'은 시청자들에게 큰 대리만족을 안긴 프로그램이다.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보여주며 힐링을 전해주고 있는 것. '나영석 사단'이 지금껏 그랬던 것처럼, 일상 속 여유를 찾아가는 여정은 그 자체로 뭉클했다. 이것이 우리가 '윤식당'을 사랑하는 이유다. 
tvN '윤식당'은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섬에서 '윤식당'이라는 이름의 한식당을 열고 영업을 하는 프로그램. 윤여정이 사장이자 요리사, 이서진은 상무 겸 서빙 담당, 신구는 알바생, 정유미는 주방 보조를 맡아 제 각각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여행과 음식은 나영석 PD 프로그램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KBS '1박 2일'부터 지금의 '윤식당'에 이르기까지 나영석 PD는 늘 여행과 음식을 접목시켰다. 그리고 이번 '윤식당'을 통해 힐링 여행의 정점을 찍는 동시에 시청률 대박까지 이끌어냈다. 

'윤식당'의 대박 성공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큰 이유는 시청자들의 대리만족 충족이다. 최근 불안한 국내 사정 속에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다보니 더더욱 힐링, 여행 등을 향한 관심도가 상승하고 있는 추세. 그렇다보니 여행을 이용한 예능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기도. 
지금 당장 떠날 수 없는 시청자들은 이런 프로그램을 보며 대리만족을 하고, 여해 계획이 있는 이들은 유용한 팁을 얻기도 한다. '윤식당'은 그런 점에서 최적의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지난 5일 방송된 7회에서 소개된 바대로 '윤식당'이 찾은 섬은 한번 온 사람들은 반드시 다시 방문을 하게 된다고 해서 '매직 아일랜드'라는 별명이 붙었다고 한다. 자동차 대신에 마차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고양이를 비롯한 동물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쇼핑몰이 아닌 작은 가게들이 즐비하며, 조금만 걸으면 바다를 볼 수 있다.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괜찮다고 깨닫게 되는 순간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모든 것이 느리게 흘러가서 더 아름다운 섬인 것. 제작진은 "이 섬이 우리게 주는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그저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만 있어도 영화의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움이 가득했다. 
그 속에서 느끼는 여유는 그 어떤 힐링보다 값진 것일 터. 분명 '윤식당' 안 네 사람은 식당 운영을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하지만 이들 역시 이 순간만큼은 치열하게 연기에 대해 고민했던 배우로서의 삶을 잠시 내려놓고 이 순간에 충실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주위를 둘러보기도 하고, 식당을 찾아온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면서, 또 일이 끝난 뒤 바닷가에서 석양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감하기도 한다. 
느리게 걸어도 충분히 좋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되는 시간. '윤식당'이 전해준 '느림의 미학'이 참 고맙다. /parkjy@osen.co.kr
[사진] '윤식당'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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