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국제시장’부터 ‘보안관’까지 부산 품은 영화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5.08 15: 19

우리나라에서 영화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도시는 아마 부산일 것이다. 이는 지난 1996년부터 매년 가을 개최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덕분이기도 하지만 국내 영화 중에서 부산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 유독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지난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감독 곽경택)를 꼽을 수 있다. ‘친구’ 이후 부산을 담은 영화들이 대거 등장하며 부산은 영화 촬영지의 메카로 떠올랐다. 이처럼 수많은 영화인들이 부산을 찾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부산만이 가지고 있는 지리적, 정서적, 언어적인 특수성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부산은 지역마다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바다와 산, 화려한 도심과 어두운 뒷골목, 한산한 교외 풍경까지 여러 복합적인 모습들이 혼재하고 있어 다양한 풍경을 담기가 용이하다.

또한 투박한 부산 사투리에서 비롯되는 부산 특유의 정서 역시 많은 영화 감독들을 매료시키는 요소 중 하나다. 부산은 여전히 사람간의 정이 남아 있는 정겨운 모습과 이와는 반대로 거친 남자들의 뒷골목 세계까지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진 도시다.
영화 ‘친구’와 ‘범죄와의 전쟁’은 부산 사투리를 제대로 활용해 작품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구축했다. 사투리로 완성된 주연 배우들의 대사는 관객들에게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수많은 명대사를 탄생시켰다.
영화 ‘해운대’와 ‘국제시장’ 역시 제목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부산의 지리적인 특성을 잘 살린 작품이다. 해운대에 쓰나미가 덮친다는 가정에서 시작된 영화는 먼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사실적으로 담아내며 한국식 재난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 ‘국제시장’은 부산의 실제 명소인 국제시장을 소재로 1950년대 이후 아버지 세대가 겪었던 파란만장한 역사를 감동적으로 그렸다. 두 작품 모두 각각 천백만, 천사백만 관객을 돌파하며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최근 개봉한 ‘보안관’ 역시 부산 특유의 느낌들을 잘 살린 작품이다. 부산 기장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아직 많이 개발되지 않은 작은 동네의 토박이 주민들 간의 끈끈한 정과 의리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국내를 넘어 해외 블록버스터 영화들도 부산을 찾고 있다. 내년 개봉 예정인 영화 ‘블랙팬서’ 팀은 지난 3월 부산 일대에서 촬영을 진행했고 ‘퍼시픽 림2’ 역시 부산에서 촬영을 진행했다. 또한 ‘분노의 질주’ 제작팀과도 촬영을 논의 중에 있는 등 앞으로 더 많은 할리우드 영화들이 부산을 찾을 전망이다. 과연 이 작품들 속에서는 부산이 어떤 모습으로 담길 지 기대가 모아진다. /mk3244@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스틸 이미지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