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미 "키디비, 왜 블랙넛에 맞디스 아닌 고소? 성희롱 맞다"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17.05.08 16: 26

가수 타이미가 블랙넛의 키비디 디스 가사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블랙넛의 가사는 디스가 아닌 성희롱이라는 입장이다. 
타이미는 7일 자신의 SNS에 "가수 키디비, 블랙넛 양측 다 친분도 없고 양측의 음악도 종종 찾아 듣는 입장에서 내 생각을 써보겠다"는 말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하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가장 먼저 타이미는 키디비가 왜 맞디스가 아닌 법적 대응으로 해결하냐는 반응에 대해 "논란이 된 가사들은 키디비를 디스하려는 의도에 초점을 두고 쓴 가사가 아니다"며 "이건 솔직함이나 과감함을 과시하기 위해 키디비를 잠깐 이용한 거다. 스쳐가는 성적 노리개 취급받은 상황에서 '맞디스를 해라'는 건 디스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미는 "힙합 또한 문화이기 때문에 힙합이 정착한 나라의 문화적 영향을 받는다. 한국에 자리잡은 힙합은 한국 사람들의 정서와 융화됐으므로 미국 본토의 힙합과 다르다"라며 "그냥 가볍게 쓴 가사에 뭔 고소까지 하냐? 성희롱, 성추행 가해자들이 하는 주장이 바로 이거랑 똑같다. 아무리 장난이라고 해도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건 장난이 아니다. 피해자가 강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그 자체로 성희롱이 맞고 고소하는게 맞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타이미는 "내가 왜 이렇게 길게 썼냐면, 사실 좀 속상하고 화나서. 이번 일로 '이게 힙합이냐?', '힙합은 왜 맨날 이러냐?', '힙합이면 성희롱이 정당화되냐?' 이런 반응과 댓글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 답답하고 화난다"라고 이 같은 글을 쓴 이유에 대해 말했다. "왜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나. 예술의 범주안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에 폭행이 정당화된다면 그건 문제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키디비는 지난 6일 자신의 이름을 언급한 가사를 쓴 블랙넛을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다음은 타이미 SNS 글 전문.
키디비의 블랙넛 고소에 대한 이야기로 말이 많은데 키디비나 블랙넛 양측 다 친분도 없고 양측의 음악도 종종 찾아듣는 입장에서 내 생각들을 좀 써볼게
1. 무슨 고소냐 디스당했으면 너도 맞디스 해라 라는 댓글?
이런 류의 댓글은 힙합이나 디스를 잘 모르는 사람들, 또는 블랙넛의 팬들이 남긴 댓글이라고 생각한다. 논란이 된 가사들은 키디비를 디스하려는 의도에 초점을 두고 쓴 가사가 아니다. '솔직히 난 키디비 사진보고 딸쳐봤지. - 너넨 이런말 못하고 늘 숨기려고 하지.' 라는 가사에서, 혹시 이게 키디비를 disrespect 하는게 목적인 가사였다고 생각한다면 국어 공부를 다시 해야 한다. 이건 자신의 솔직함이나 과감함을 과시하기 위해 키디비를 잠깐 이용한 거다. 이런 스쳐가는 성적 노리개 취급 받은 상황에서, "맞디스를 해라" 라는건 디스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고 볼 수밖에. 어쩌면 '디스' 라는 단어가 대중에게 친숙하게 들리기 시작하고, 종종 남용 되고, 가볍고 유머스럽게 예능에도 활용되는 등의 탓도 있다. 그런 이유로 이런 케이스를 힙합이라는 범주 안에서의 진지한 '디스'라고 오해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은 든다. 조금 안타깝다. 
만약 누군가를 '디스하는 목적의 곡 안에서' 성적 수치심을 줌으로 그 사람의 멘탈을 깎아내리기 위한 표현 이었다면 디스의 일부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땐 '상대를 화나게 하는 장치' 라는 접근으로 디스의 일부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케이스는, 다시 말하지만 디스에 초점이 있는게 아니었기 때문에 맞디스를 할 가치조차 없는거다. 쉽게 예를 들어보면 이런 상황이다. 누군가가 자서전 같은 한 권의 책을 냈는데, 그 중 한 페이지에서 'A씨의 거시기가 작다'는 내용을 활용해서 글쓴이 본인의 멋있음을 어필했다고 치자. 이 때에 A씨가 성적 수치심을 느껴 글쓴이를 고소한다고 했을 때, 누군가가 A씨에게 '너도 니 자서전에 통째로 그 놈 욕을 쓰지 왜 고소를 하냐?'라고 하는거랑 똑같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A씨라면 고소하고 싶지 않을까? 그리고 당신이 시간 들이고 공들여 만들 작품 안에 상대방 욕만 가득 채우고 싶을까? 너무 소모적이고 무의미하지 않나. 
2. 힙합의 본토인 미국에서는 이런 걸로 고소 안 한다?
글쎄 그게 100프로 라고 누가 말할 수 있나? 종종 걔네도 기분 나쁘면 고소도 하고 그런다. 그리고 짧게 말하면 여기는 한국이다. 한국 래퍼들 사이에서의 상황이다. 물론 미국에서 시작된 힙합이 맞고, 그들이 더 original 하다는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힙합 또한 문화이기 때문에, 힙합이 정착하고 있는 그 나라의 역사나 배경 등의 문화적 영향을 분명히 받는다는 거다. 다시 말하면, 한국에 자리잡은 힙합은 한국 사람들의 정서와 융화된 채로 발전했으므로, 미국의 본토 힙합과 도덕적인 문제(예를 들면 유교적 사상)의 갭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는거다. 그 갭을 무시하고, 무조건 '미국의 본토 힙합은 안 그러니까 우리도 그러면 안 된다'는 주장들을 한다면, 그냥 미국 힙합만 듣고 미국의 문화만 계속 찬양하시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3. 그냥 가볍게 쓴 가사에 뭔 고소까지 하냐?
성희롱, 성추행 가해자들이 하는 주장이 바로 이거랑 똑같다. '장난인데 뭘 심각하게 반응하냐?' 라는 말. 가해자 입장에서는 별거 아니고 장난이었을지 몰라도, 피해자는 온몸에 소름이 끼치고 죽여버리고 싶은 그런 감정일 수 있다는거다. 여자들은 사회 생활을 하면서 종종 겪는 불편함이기 때문에 아마 무슨 말인지 쉽게 공감할거라 생각한다. 만약 직장 상사가 그냥 '가벼운 장난'으로 대화 할때마다 여직원의 팔뚝을 주물주물 한다? 그럴 때 여자가 소름끼치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그건 성희롱이 맞고 고소가 가능하다는 거다. 아무리 '장난' 이라고 해도 당하는 입장에서는 그건 장난이 아닌거거든. 피해자가 강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면 그 자체로 성희롱이 맞고 고소하는게 맞다. 
내가 왜 이렇게 길게 썼냐면, 사실 좀 속상하고 화나서. 이번 일로 '이게 힙합이냐?', '힙합은 왜 맨날 이러냐?', '힙합이면 성희롱이 정당화되냐?' 이런 반응과 댓글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 답답하고 화난다. 왜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런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나. 예술의 범주안에서,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에 폭행이 정당화된다면 그건 문제있다. 누군가의 장난으로 인해 괴롭고 힘든 사람이 생긴다면, 게다가 그게 힙합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면 큰 문제다.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힙합이 그런 상황으로 더러운 문화 취급받는게 싫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둘은 서로 상처받지 말고 잘 해결하길 바란다. /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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