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개봉] 투표 후 영화 한편?…'석조저택'vs'에이리언'
OSEN 장진리 기자
발행 2017.05.09 06: 20

'보안관'(감독 김형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감독 제임스 건), 그리고 '보스 베이비'(감독 톰 맥그라스)까지, 가족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들이 박스오피스를 장악한 가운데 오늘(9일) 두 편의 영화가 출사표를 던진다. 해방 후 경성, 거대한 석조저택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의 진실을 추리해 나가는 '석조저택 살인사건'(감독 정식, 김휘), 그리고 에이리언의 정체와 탄생 과정을 통해 인간과 인간지능, 창조와 복제 등 철학적 담론을 이야기하는 '에이리언: 커버넌트'(감독 리들리 스콧)다. 
5월 황금연휴 동안 '보안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그리고 '보스 베이비'가 삼각경쟁구도를 굳힌 가운데, 과연 두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오늘(9일)은 대한민국의 향후 5년을 책임질 새로운 리더가 탄생하는 제19대 대통령 선거일이기도 하다. 투표를 끝내고 영화관으로 향할 관객들은 과연 어떤 영화를 택할까. 
#'석조자택 살인사건', 고수·김주혁·박성웅의 이토록 매력적인 변신

줄거리: 해방 후 경성, 거대한 석조저택에서 두 남자가 마주하고, 여섯 발의 총성이 울린다. 최초 신고자의 전화를 받은 경찰이 출동하고, 운전수 최승만(고수)을 살해한 혐의로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김주혁)이 체포된다. 하지만 현장에 남은 건 사체를 태운 흔적과 핏자국, 그리고 잘려나간 손가락 뿐이다. 정체불명의 미스터리한 운전수 최승만, 부와 명예, 4개국어가 가능한 천재적 두뇌까지 모든 것을 가진 경성 최고의 재력가 남도진, 그리고 사건을 무마하려는 변호사 윤영환(문성근),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송태석(박성웅) 사이에 치열한 법정공방이 펼쳐진다.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서스펜스 소설의 마술사'라는 평가를 받으며 미국 추리작가협회(MWA)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 부문 수상을 받은 바 있는 빌 S. 밸린저의 소설 '이와 손톱'을 영화화한 작품. 탄탄한 원작을 토대로 해방 후 조선으로 시대를 이동한 '석조저택 살인사건'은 흥미진진한 전개와 배우들의 변신을 보는 맛이 있다.
정체불명의 운전수 최승만으로 분한 고수는 '잘생김의 대명사' 비주얼을 내려놓고 철저히 망가진다. 번쩍이는 가짜 이를 비롯해, 흉터와 갈매기 눈썹 분장까지, 최대치로 망가진 고수의 변신은 '석조저택 살인사건'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김주혁은 더욱 진화한 악역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스토리 전개상 영화 중반에 등장하는 김주혁은 완벽한 재력남 남도진 역으로 매력적인 악인이란 무엇인가를 직접 확인시킨다.
박성웅은 유죄를 입증하려는 검사 송태석으로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선한 캐릭터를 맡았다. 그간 악역으로 스크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박성웅인만큼 과연 그가 엔딩 크레딧까지 정의로움을 지킬지도 관전 포인트. 과거와 현재, 살인사건 현장인 석조저택과 법정을 쉴새없이 오가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영화는 두 남자가 얽힌 살인사건의 진실에 도달한다. 허를 찌르는 한 방의 반전보다는 진실의 퍼즐을 맞추는 섬세한 재미가 더욱 돋보이는 영화다. 
#'에이리언: 커버넌트', 다시 시작된 전설 
줄거리: 2094년 '프로메테우스'로부터 10년이 지난 2104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식민지 개척 임무를 가지고 목적지로 향하던 커버넌트 호는 미지의 행성으로부터 온 신호를 감지하고 그곳을 탐사하기로 결정한다. 승무원들은 행성을 탐사하던 도중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공격적 괴생명체 에이리언의 습격을 받는다. 필사적으로 도망치던 탐사팀 리더 다니엘스(캐서린 워터스턴)는 10년 전 이 행성에 불시착한 프로메테우스 호에 타고 있던 인공지능 로봇 데이빗(마이클 패스벤더)을 만나게 된다. 
'에이리언' 시리즈의 아버지이자 거장 리들리 스콧이 38년 만에 '에이리언' 이름을 단 작품의 메가폰을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기대할 이유는 충분하다. 리들리 스콧은 지금까지 '에이리언' 후속작에서 에이리언의 근원이 다뤄지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통해 "누가 에이리언을 만들었고, 왜 만들었을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한다. 그리고 리들리 스콧이 내린 매우 섬뜩한 답은, 반대로 관객에게 근원적 물음을 던진다. 
인공지능 월터와 데이빗, 1인2역을 소화한 마이클 패스밴더의 완벽한 연기는 '에이리언: 커버넌트'를 봐야하는 또다른 이유다. 또한 시고니 위버 대신 '에이리언'의 새로운 히로인이 된 캐서린 워터스턴의 무게감 있는 연기 역시 주목할만 하다. 
인간과 인공지능, 창조주와 피조물 등 '에이리언: 커버넌트'가 선사하는 철학적 주제의 무게는 만만치 않다. 여전히 건재한 거장 리들리 스콧이 구현한 세계관은 관객들에게 두고두고 곱씹어 볼만한 이야거거리를 던진다. 특히 후속편을 암시하는 엔딩은 관객들로 하여금 향후 '에이리언' 시리즈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높일 것이다./mari@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및 공식 스틸컷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