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주역들이 말한 #900회 #풍자 #침체기 [종합]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05.10 14: 41

‘개그콘서트’가 900회를 맞이해 ‘개그콘서트’가 맞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10일 오후 서울 KBS 별관 공개홀에서는 KBS 2TV ‘개그콘서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이정규 PD와 김준호, 김대희, 유민상, 오나미, 이수지, 이상훈, 서태훈, 박진호, 손별이 등이 참석했다. 이날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개그맨들은 자신의 유행어를 곁들인 자기소개로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999년 첫 방송을 시작으로 19년째 꾸준히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개그콘서트’는 900회를 맞이하며 대표 장수프로그램으로 우뚝 섰다. 그간 많은 코미디, 개그 프로그램들이 부침을 겪었지만 ‘개그콘서트’만큼은 끝까지 남아 매주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며 개그프로그램의 자존심을 지켜왔다.

특히 김준호와 김대희는 1회부터 지금까지 19년의 역사를 꿋꿋이 함께 해온 ‘개그콘서트’의 산증인이다.
김준호는 “1999년 첫 방송 당시 저는 ‘사바나의 아침’이라는 코너에서 제가 어리버리라는 캐릭터였다. 그런데 아무도 모른다. 2001년도에 이장님을 하면서 알려져서 그 때부터 개그는 이렇게 하는 건가를 알아갔던 것 같다. 이후에 많은 캐릭터가 생기고 900회가 되니까 마음이 뭉클하고 너무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대희 역시 “감회가 새롭다. 김준호씨와 달리 저는 파일럿부터 했다. 마침 이 별관 무대에서 녹화를 했었다. 그 때 어떻게 시작해서 끝났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녹화했던 기억이 난다. 저는 이번 무대가 재작년 1월부터 쉬면서 2년 만에 서는 무대라 감회가 새롭고 벅차 오른다”고 밝혔다.
이날 대선 직후인만큼 정치 관련 질문이 많이 이어졌다. 김준호는 “그동안 정치 풍자하면 괜히 눈치가 보이는 것이 있었다. 당연한 걸 당연하게 개그하는 문화가 형성됐으면 좋겠다. 우스운 대통령 보다는 웃긴 대통령, 개그콘서트에도 나올 수 있는 대통령이 되시면 좋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이정규 PD는 풍자 코너에 대해 “어떤 풍자들은 칭찬받기도 하고 질타 받기도 했다. 최근에 많이 노력을 했는데 정치판이 더 재미있는 느낌이 있어 자제한 면이 있었다. 새로운 풍자를 만들려고 노력을 할 것이다. 유민상씨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직은 떠오르지 않고 있다. 민상토론 같은 위트있는 풍자를 하고 싶다. 꼭 민상씨와 함께 하는 풍자 코너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사실 최근 ‘개그콘서트’는 타 경쟁프로그램에 밀려 시청률이 저하되는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대해 이 PD는 “사실 지금 순조롭지 않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제가 프로그램을 맡고 다섯 달이 됐다. 변화를 꾀하던 와중에 ‘케이팝스타’와 ‘미우새’라는 훌륭한 적수를 만나서 살짝 흔들리고 있다. 대안이라면 김준호, 김대희씨께서 한 달 안에 컴백을 할 예정이다. 다른 개그맨들도 절반 이상 새로운 코너로 바꾸기 위해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저희도 개콘이 일어나고 한국 코미디를 일으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어 그는 “19년 전 ‘개콘’이 처음 상황처럼 이 형식에서 희망을 찾지 못할 수 있다. 새로운 모험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저런 작은 시도들은 900회라는 역사를 가진 프로그램에 대한 예의가 아닌 것 같다. 형식상과 관점의 변화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천천히 변화를 준비해서 한번 에 확 바꿔볼까 생각중”이라고 덧붙였다.
900회를 맞이한 ‘개그콘서트’는 오는 14일부터 3주간 900회 특집이 방송된다. ‘개콘’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레전드 개그맨들이 호스트로 출연해 라이징 개그맨들과 함께 콜라보 개그 코너를 펼칠 예정이다. /mk3244@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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