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친구이자 가요 제작자..최병민 김신우 대표 이야기
OSEN 엄동진 기자
발행 2017.05.12 14: 47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는, 학창 시절 사귄 이들 뿐이라고 한다.
그런 두 친구가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을 같이 보낸 이들은, 공부보다는 노는 게 좋았다. 사고를 쳐도 문제로까지 번지지 않는 ‘적당히 문제아’ 후보군에 있었던 두 친구. 
그 또래 대부분이 그렇듯, 꿈도 확실하지 않았고 전망 또한 밝지만은 않았다. 그렇게 어쩌다 들른 다른 길에서 이십대를 보냈고, 우연인지 운명인지 ‘매니저’란 같은 분야에서 만난게 서른이다.

또 그렇게 7~8년의 시간이 흘러 현재는 각각 밴드 몽니와 걸그룹 스텔라를 제작하고 있다. 이젠 조금씩 회사 덩치를 키워가며 “야 그땐 그랬지”라며 소박한 여유도 부려볼 수 있는 상황.  
혼자가면 외롭지만, 둘이 가면 길이 된다고 한다. 그 성공의 길에서 끌어주고 밀어주며 전진하고 있는 김신우(사진 좌, 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 최병민(디엔터테인먼트파스칼) 대표를 만났다.  
-학창시절 두 분이 친구였다고 들었어요.
(최병민) "중고등학교 때부터 둘이서만 붙어 다닌 건 아니고, 우리 무리가 있었어요. 그때부터여의도 포장마차에서 소주도 좀 마시고. 하하. 이 친구 집이 그 동네라 여의도에서 많이 놀았죠. 20대 초반까지도 쭉 그랬던 거 같아요." 
(김신우) "그렇다고 우리가 문제를 일으키고 그런 건 아니었고요. 문제 후보군에 있었던 정도. 하하."
-그때부터 음악 비즈니스를 하자고 같이 꿈을 키웠나요.
(최) "아뇨 그런 얘기는 없었어요. 우리 때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공일오비 이승환 같은 분들 음악이 인기였고 그런 음악만 많이 듣는 정도였죠."
(김) "어려서 음악이라면, 둘이 노래방 가서 노래 불렀던 기억 정도. 하하."
-그럼 시작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최) "군대에서 '매니저의 삶'이라는 다큐를 보게 됐어요. 말년에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휴가를 나와서 아는 분 소개로 SM엔터테인먼트 면접을 봤죠. 그리곤 바로 입사가 됐어요. SES 로드 매니저를 시작으로 신화까지 하게 됐죠. 신화가 SM과 계약이 끝나면서 같이 회사를 옮겼고, 2007년에 에릭이 연기자로 독립을 해야 되는 상황에서 또 다시 회사를 옮겨 에릭의 일을 보기 시작했죠. 그리고는 2011년에 스텔라를 데뷔시켰고 지금까지 열심히 스텔라의 성공을 위해 뛰고 있습니다."
(김) "전 원래 한샘이란 가구 회사를 다녔어요. 근데 밴드 몽니의 보컬리스트인 김신의가 제 친형이거든요. 그때는 자우림 선배님들이 소속된 사운드홀릭에 소속돼 있었는데 제게 제안을 하더라고요. 지금 회사와는 언젠가 계약이 끝나면 독립을 해야 될 텐데 그때 형제가 같이 음악 사업을 하면 멋있지 않겠냐고요. 그런 생각에서 회사 잘 다니고 있던 동생을 끌어들인 거죠. 제 나이 서른한살 때인데 아무래도 걱정이 많았죠. 매니저 출신도 아니고 급여 차이도 많이 났고요. 그래서 병민이한테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첫 마디가 '하지마'더군요. 네 나이가 몇살인데 할 수 있겠냐고요. 본인이야 20대 초반부터 힘든 과정을 거쳤지만, 제가 한다고 하니까 막연해 보이는거죠. 그러다 술 한 잔 하면서 이겨내 보자고 결론을 냈어요. 늦게 시작한 만큼 이 악물고 해볼 생각을 했고요.
-매니저 활동 초기 재미있는 기억도 많을 거예요.
(최) "차마 인터뷰에서 얘기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일들이 많았죠. 특히 신화의 팬들과 얽힌 이야기들이 많네요. 신화 숙소 앞에는 항상 팬들이 많이 모여 있었어요. 항상 숙소인 빌라 곳곳에 숨어서 신화를 기다리곤 했는데 주민 민원이 장난이 아닌거예요. 하필 god까지 인근에 살고 있으니 얼마나 시끄러웠겠어요. 반장님이 한 번은 이제 못참겠다고 나가달라고까지 하더군요. 여기서 까지 쫒겨나면 갈 데가 없는 상황이라 매니저들과 연합해서 죄송한 일이지만 팬 소탕 작전을 하기로 한 거죠. 사실 주민 민원 문제도 있었지만, 팬들이 멤버 전화번호를 알아내서 계속 전화를 하는 문제도 있었거든요. 멤버들이 참고 참다 못 버틸 지경까지 돼 버린 거죠. 매니저들끼리 합심해서 팬들이 숨어있을 만한 장소를 찾았어요. 동선까지 그리며 추격전을 펼쳤죠. 엘리베이터가 열리자마자 성인 남자 셋이 확 뛰쳐나가니 팬들이 놀라 도망을 가더군요. 그 때부터 추격전이 펼쳐지는 거죠."
(김) "전 재미보단 힘든 일이 많았어요. 사운드홀릭에 입사해서 이 악물고 열심히 했는데 병민이가 왜 하지 말라고 말렸는지 알겠더라고요. 한 달에 한 번은 쉴 수 있었을까.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근데 이상하게 일반 회사보다는 재미있는 거예요. 급여도 적고 몸은 힘들었지만 아무래도 꿈이 있어서 가능했던 거 같아요. 로드로 시작했지만 회사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에 관심을 가졌어요. 최대한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고 4년째가 됐을 때 몽니의 회사 계약이 끝났고 이젠 형제가 해 보자고 각오를 다졌죠. 지금의 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를 2013년에 만들었고, 지금은 밴드 3팀을 더 영입했습니다."
-SM에서 나오게 된 이유는요.
(최) "남아도 진가를 발휘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했죠. 아무래도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회사에서 매니저가 맨 파워를 키우기엔 조금 힘들지 않나 생각이 들어, 야전에서 뛰어보기로 한거죠. 마침 신화 친구들이 제안을 하기도 했고요. 신화라는 좋은 컨텐츠의 혜택을 많이 받았죠. SM은 정말 좋은 회사죠. 이젠 제가 사업을 하는 입장이 돼 보니, 그때 배웠던 여러 가지들이 지금의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매니저 생활을 하면서 뭐가 가장 힘들던가요.
(김) "일단 나이가 들고 일을 시작했잖아요. 회사 팀장이 저보다 6살이 어렸을 정도였어요. 머리는 다 컸는데 로드 하는 일이 운전만 하다 보니 제가 결정할 수 없다는 게 참 힘들었죠. 마음의 정비를 하는 데만 3달 정도가 들었어요. 나이가 많든 적든 모르면 배우는 게 맞는거고, 시키는 것도 열심히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친구들과 거의 만나지 않았어요. 약속도 잡지 않고 몇년 동안은 일만 했던거 같아요."
(최) "아무래도 스텔라를 처음 론칭했을 때일 거예요. 스텔라가 처음에는 귀엽고 펑키한 컨셉트를 잡고 나왔어요. 그렇게 싱글 3장을 냈는데, 어떻게 보면 '폭망'했죠.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반응 자체가 없으니 정말 슬프고 힘들더라고요. 왜 반응이 없는지 생각해 봤어요. 시장조사를 했고 역시 장점을 부각하기로 했죠. 우리가 잡은 컨셉트에 비해 멤버들의 몸매가 쓸데없이 좋았던 상황이라고 할까요. 평균 신장이 170cm 정도 되니까요. 그래서 귀여운 컨셉트가 먹히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섹시한 의상을 입어봤더니 생각보다 잘 어울렸고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거 같더군요. 제가 신화를 해봤잖아요. 팬들에게 사랑받고 팀을 알리는게 정말 힘들 일인데 그걸 잊고 있었던 거죠. 일단은 팀을 알리고 매력을 어필하자는 생각에서 정말 과감하게 했어요. 적당히 눈치껏 하기는 싫었고, 멤버들도 동의하는 부분이었고요. '마리오네트'라는 곡에서 '적정선'이라는 부분을 과감하게 무너뜨렸어요. 반응이 바로 왔죠. 논란도 있었고 욕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우린 그건 성장통이라고 생각했어요. 과감한 시도였고 소기의 성과는 얻었다고 만족했습니다. '마리오네트'가 처음이었다면 물론 실망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스텔라라는 팀의 스토리를 알면 진정성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적당한 수준에서 뭔가가 이뤄지기를 기대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모던보이엔터테인먼트를 창업하는 과정 역시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김) "돈을 충분히 모아놓은 것은 아니었고요. 몽니라는 컨텐츠만 가지고 스타트한 상황이였어요. 돈 5000만원을 가지고 만들었는데, 형이 45% 제가 40%, 어머니가 15%를 냈죠. 하하. 첫 사무실은 제 방이었어요. 직원은 디자이너 한 명 뿐이었고요. 아무래도 직원이 제 방으로 출근을 하다보니, 제 생활 자체가 더 엄격해지고 나태해지지 않더군요. 그렇게 시작해서 투자를 받게 됐고, 사무실을 얻게 돼 집에서는 1년 만에 나올 수 있었어요."
-목표는요.
(김) "단순하게 인디신의 SM, YG 같은 회사를 만들자예요. 그게 최고치죠. 우리라고 안되란 법 어딨냐란 생각이고요. 아직은 앞만 보고 많이 달려가야 하는 시점입니다. 신인 개발도 해야되고요. 독립한지 5년 정도 됐는데 실수했던 부분들을 잘 보완해서 달려나갈 생각입니다."
-형인 김신의 씨도 경영에 참여하나요.
(김) "회사를 설립할 때 자본금의 45%를 냈지만, 경영에 관여하거나 그런건 전혀 없어요. 본인은 음악만 하고 싶어해요. 음악만 하고 살 수 있게 네가 만들어 달라는 말을 많이 하고요. 정말 다행인거는 연예인을 하면 허세가 생기고 좀 건방져 질 수도 있는데 그런게 전혀 없다는 거예요. 아직도 지하철 타고 다니고 현장에서도 순수하게 하고 있어요. 원래 독실한 크리스천이거든요. 초반에 회사 운영이 힘들 때 맥주 광고가 하나 들어왔었어요. 근데 그걸 거절하더라고요. 술 담배를 안하고 멀리해 날린 광고나 행사도 꽤 돼죠."
-스텔라는 앞으로도 섹시 컨셉트라고 보면 될까요.
(최) "고민을 많이 했고, 지금도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근데 답은 똑같습니다. 멤버들의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할거고, 그러기 위해 더 용기를 낼 생각입니다. 이젠 멤버들도 6년이나 활동을 했어요. 당연히 멤버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 최선의 모습들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해외에서도 반응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최) "브라질에서 공연을 했는데 800명이 왔어요. 일본은 소규모로 회차를 많이 가져가고 있고요. 지금 하던 대로 일본은 점점 파이를 넓혀 갈 계획이고, 남미 시장과 유럽 시장은 지속적으로 컨택하고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회사의 계획은요.
(최) "스텔라가 일단 여름을 앞두고 컴백할 계획입니다. 이후에는 신인 걸그룹 팀이 올해 하반기 데뷔를 목표로 준비가 되고 있어요. 완성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서 열심히 작업 중에 있습니다. 전 좋은 팀을 잘 발굴하고 육성해서 3년에 최소한 한 팀씩은 론칭하는게 목표입니다. 하반기에 론칭을 준비하는 친구들도 일단 틀은 다 되어있고 최종적으로 멤버들만 한두명 더 보고 있어요. 최근에는 M.I.B 출신의 직재스퍼란 래퍼 겸 프로듀서를 영입했어요. M.I.B의 곡을 프로듀싱했던 친구인데, 지금은 본인의 작업 뿐 아니라 데뷔를 준비 중인 신인 걸그룹의 프로듀서도 같이 하고 있어요."
(김) "몽니는 성장이 더 필요하다고 봐요. 자우림, YB, 노브레인, 크라잉넛 수준으로 올라가려고 노력해야죠. 일단 몽니 보컬이 여러 가지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뮤지컬도 하고 있고, 2년 전에 찍은 영화 '고래고래 마차타고' 역시 개봉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노래엔 몽니 발표 곡들이 OST에 들어가 있고, 보컬이 주연과 음악감독을 동시에 맡았을 정도로 몽니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영화가 될 거 같아요. 14일에는 몽니의 신곡이 공개됩니다. 그 곡 또한 많은 기대 부탁드릴게요. 그렇게 몽니가 자리를 더 잡고 이후에는 제 2의 몽니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 kjseven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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