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한숨만 쉬길래 나중에 쫓아냈어요.”
배우 부부는 서로 모니터를 해줄까. 연예계 대표 비주얼 부부 고소영이 이와 같은 소소한 궁금증에 직접 답했다. 고소영은 최근 KBS 2TV ‘완벽한 아내’를 통해 10년 만에 시청자들과 만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드라마였지만, 분명한 것은 방영 전 고소영을 향했던 우려가 기대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남편 장동건의 반응은 어땠을까.
“처음에는 창피해서 같이 안 봤어요. 저 나오는 신에 신랑이 괜히 말 시키고 그래서 나중에는 쫓아냈어요. 나중에는 같이 보자고 해서 봤는데 한숨을 너무 쉬더라고요. ‘네가 너무 이상해 보인다’고 하길래 지적해봤자 어떡하겠냐고 그냥 나가서 보라고 했어요. 저도 스트레스 받으니까 드라마에 대해서는 얘기하지 말라고 했죠. 이번 드라마하면서 가끔 쉬는 날 있으면 진짜 친한 사람만 만났어요. ‘(드라마) 왜 그러는 거야’ 이런 얘기가 너무 듣기 싫었어요. 신랑도 그 마음을 알면서도 자꾸 한숨을 쉬길래 안 봐도 된다고 했어요.”
고소영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보여준 것은 자연스러운 연기뿐만 아니다. 평범한 아줌마 캐릭터를 맡은 것이 무색할 정도로 10년 전과 변함없는 세련된 외모로 ‘원조 미녀배우’의 위엄을 떨친 것. 하지만 실제로는 결혼 8년차 주부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아이들을 위해 긴 공백기를 가졌을 정도로 소문난 ‘완벽한 엄마’다.
“처음에 정나미(임세미) 집 옷장에 들어간 걸 봤나 봐요. 아들이 ‘엄마 옷장에 왜 들어갔어?’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아들은 제가 TV에 나오는 게 좋다고 하는데, 딸은 질투해요. 오늘 머리를 잘랐는데 이것도 딸이 제가 자기보다 머리가 짧았으면 좋다고 해서 잘랐어요. 자기는 ‘라푼젤’처럼 머리가 길어야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제가 머리를 자른다고 해서 좋아하더라고요. 애들이 엄마가 바쁜 건 싫은데 TV에 나오니까 신기하고 좋은가 봐요.”
이처럼 영락없는 ‘자식 바보’의 면모를 보여준 것은 고소영뿐만이 아니다. 고소영은 앞서 남편 장동건에 대해 ‘아들 바보’라고 직접 명명한 바 있다. 특히 작품을 선정할 때 역시 아들 생각을 빼놓지 않을 정도.
“신랑도 ‘일찍 결혼해서 한창 잘 나갈 때 애들이 봤으면 좋았을 텐데’ 하더라고요. 이번에 새 대통령이 타임지 표지에 실렸는데, 저희 신랑도 예전에 타임지 표지를 했대요. 그 얘기를 뜬금없이 해서 ‘나 잘 건데 그런 얘기 왜 해?’하면서 웃었어요. 신랑도 작품을 하나 보고 있어서 애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하나 하라고 했어요. 근데 악역을 보고 있어서 아들은 어차피 지금 못 보니까 크면 이해할 거라고 하더라고요. 조니뎁이 애들 때문에 ‘캐리비안의 해적’을 했다는 것처럼 아이들을 의식하게 되는 것 같아요. 애들도 초등학교 들어가고 이러니까 엄마 아빠가 유명한 사람이라는 걸 아는 것 같아요. 학교에서 ‘쟤가 장동건 아들이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하는데, 기분 나쁘게 받아들이지 않더라고요. 애들이 밝고 저 없을 때도 걱정했는데 잘 해줘서 고마웠어요.”
이번 ‘완벽한 아내’를 계기로 고소영은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완벽한 아내’를 통해 대중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어필한 만큼 멀지 않은 시일 내에 좋은 작품으로 돌아오겠다는 것. 다만 일각에서 기대하던 고소영 장동건 부부의 멜로 호흡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저었다.
“못할 것 같아요. 실제로 신랑이 ‘신사의 품격’ 했을 때도 박주미 씨 역할을 저한테 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었고, 아직 개봉 안 한 ‘7년의 밤’에서도 목소리만 출연하는 와이프 역할이 있어서 목소리 출연해줄 수 있냐고 했는데 못할 것 같다고 했어요. ‘완벽한 아내’ 신현준 씨 역할이 처음에 캐스팅이 좀 안 됐었거든요. 특별출연이라고 하기엔 많이 나오고 끝까지 정리가 잘 안 돼서 캐스팅이 안 되니까 촬영할 때 비어있는 사진 보면서 있는 척 하고 찍었거든요. 그래서 신랑이 자기가 해준다고 했는데 제가 15% 넘어가면 나오라고 했어요. 안 나오길 잘했죠 뭐(웃음). 현준 오빠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고마운데, 촬영하면서 너무 어색했어요. 연기하면서 알게 된 오빠가 아니고 어릴 때부터 안 사람인데 '재복아'하니까 오글오글 하더라고요. 신랑하고도 못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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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킹엔터테인먼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