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고소영 "나PD 예능, 나보다 장동건이 더 열심히 봐"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7.05.13 06: 00

(인터뷰②와 이어집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10년만의 복귀작이었지만, 고소영이 '완벽한 아내'를 대하는 태도는 과연 배우다웠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다음 작품을 위한 밑거름을 쌓았다며 초연한 태도를 보여 놀라움을 자아냈다.
"저는 이 작품이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작품을 보는 스펙트럼도 생긴 것 같아요. 다음 작품에서 어떤 연기를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편하고 어떻게 준비를 해야하는지 확실히 (생각이) 선 것 같아요. 요즘엔 작품을 하겠다고 하기도 전에 검토 중인 과정에서 기사가 나가잖아요. 물론 50% 이상 할 마음이 있었지만 등 떠밀려 한 것도 있었거든요. 그동안은 '한다', '안 한다'는 논란의 여지가 너무 부담이었거든요. 저도 10년 동안 배우로서 나서지는 않았지만 애도 낳고 많은 일을 했어요. 모든 엄마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약간 에너지가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나를 되게 사랑하게 됐어요. 지금은 운동도 하고 나를 가꾼다던지 나한테 관심이 많이 생겼어요. 일하는 게 너무 즐겁고 행복하고 어쨌든 처음에는 저도 걱정을 많이 하고 했었는데 많은 걸 느꼈고 다음 작품도 빨리 선택해서 하고 싶어요."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를 기점으로 올해가 넘어가기 전에 또다른 작품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소화한 고소영인만큼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향하고 있다. 
"장르는 사실 따지지 않지만 확실히 주체성을 가진 캐릭터여야 할 것 같아요. 또 '완벽한 아내'가 복합장르였으니까 다음 작품은 한 가지 장르였으면 좋겠어요. 보통 드라마들을 보면 주인공들이 직업이 있는데도 4회 정도 지나면 일을 안 하더라고요. 조금 더 프로페셔널한 디테일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전문적인 면이 있어야 확실히 연기에도 도움이 되거든요. 봉구랑도 아까운 게 어떤 사건을 해결하면서 재복이한테 가족애를 느끼고 좋아하는 과정을 그리면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아니니까). 현장에서도 이렇게 아이디어를 막 주니까 다들 저한테 나한테 보조작가라고 하더라고요."
특히 고소영은 전작인 영화 '언니가 간다'처럼 여성이 주체가 되는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태까지 많은 여배우들이 말했듯 드라마판이나 영화계 모두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작품이 드문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 
"작품을 고를 때 여자 이야기를 대체적으로 고르는 거 같아요. 사실 여자가 메인인 작품이 많지 않거든요. '완벽한 아내'를 택한 것도 평범한 아줌마 재복이의 이야기라서 좋았던 거예요. 영화에서도 여자가 할 만한 건 멜로 아니면 섹스어필 밖에 없는 게 안타까워요."
고소영은 '완벽한 아내'를 택하면서 목표로 했던 '대중에 가깝게 다가가기'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 이어 드라마나 영화 같은 작품보다 수월하게 대중에게 친근함을 어필할 수 있는 예능 출연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삼시세끼'나 '윤식당'처럼 리얼리티가 있는 걸 항상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지만 제 생활이라는 게 남편이나 아이들이니까 저 혼자만 예능을 할 수는 없잖아요.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아는 형님'인데 이런 건 나가서 끼를 보여준다든지 해야하는 게 너무 많아요. 보는 건 좋은데 제가 사실 내성적이거든요. 토크쇼 같은 건 자신 있는데 나가서 몸개그를 한다든지 하는 건...평상시에 지인들이 개그맨 하라고 하는데 방송은 다르잖아요. 그래도 저한테 맞는 예능이 있다면 관심 있어요."
그중에서도 고소영의 취향은 나영석 PD표 예능이었다. 먹방과 여행이 주가 되며 꾸밈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삼시세끼'나 '윤식당'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라면 흔쾌히 출연할 용기를 낼 수도 있다는 것.
"처음에는 '남이 밥 해먹는 걸 왜 보지' 했는데 계속 보게 되더라고요. 뭔가 매력이 있는데 제가 어떤 걸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그냥 그런 리얼리티를 워낙 좋아해요. 사실 드라마보다 그런 걸 더 많이 보거든요. 신랑도 '밥 먹는 거 맨날 보네'라고 하는데 지금은 저보다 더 열심히 봐요. 저한테 맞는 프로그램 요청이 들어온다면 할 생각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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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킹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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