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불한당' 설경구X임시완, 브로맨스 넘는 '밀당브로'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05.14 10: 30

 영화 ‘불한당’을 연출한 변성현 감독은 최근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재호와 현수가 서로를 믿는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라고 설명하면서 “늘 이 영화를 멜로로 접근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을 생각하기도 했다”고 설경구와 임시완이 연기한 재호와 현수 캐릭터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흔히 말하는 ‘브로맨스’를 넘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남자들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괜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큼 감독의 설명이 과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영화를 보면 재호(설경구 분)와 현수(임시완 분)의 ‘브로맨스’ 이상의 뜨거운 의리와 서로에 대한 믿음, 신뢰, 우정을 느낄 수 있다.
‘불한당’은 해외 마약 거래로 먹고 살던 재호가 교도소에 들어온 신입 현수를 눈여겨보기 시작하고, 자신의 수하로 키우면서 두 사람 사이에 빚어지는 우정과 의리, 갈등을 그린 느와르 액션 영화다.

이른바 ‘약쟁이’로 세력을 넓힌 재호는 힘과, 권력 등 정치적인 감각을 통해 교도소의 실세가 된다. 교도소 안에서도 사람들을 모으는 리더십과 사업적 마인드로 보안 계장과 형, 동생 하는 사이로 지낸다. 재호의 독주를 막기 위해 또 다른 1인자가 그를 죽이려 교도소에 들어오고, 이를 재빠르게 눈치챈 현수가 재호를 위기의 순간에서 구하면서 한층 더 가까워지게 된다.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현수를 친동생처럼 아끼게 된 재호. 두 남자는 나이 차이를 극복하고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우정을 쌓아가게 된다. 특히 재호가 어려움에 처한 현수에게 아량을 베풀면서 두 사람은 그 누구도 끼어들 수 없는 가족 같은 관계로 발전한다.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하며 지금껏 보지 못했던 시너지가 스크린 위에 폭발한다. 두 남자가 가까워지고 멀어지는 과정을 반복하는 모습이 ‘불한당’의 최대 관전 포인트. 설경구와 임시완이 액션, 눈빛, 감정 연기를 통해 진정한 옴므파탈이 어떤 의미인지 보여줬다.
바른 남자의 대표주자 임시완이 ‘불한당’에서 재호를 등에 업고 승부 근성을 발휘하는 건달로 변신해 지금껏 느껴보지 못한 상남자의 반전 매력을 발산했다. 액션, 로맨스, 코미디 등 장르를 망라하고 다양한 작품에서 연기력을 드러내온 설경구는 잔인하지만 외로움을 가진 재호 역할을 통해 남성적이면서도 섹시한 매력을 선보였다.
거칠게 살아가지만 외로운 남자들에 대한 연민이나 동정을 이끌어내는 것도 그렇고, 범인에 대한 분노와 증오를 차곡차곡 쌓아가다가 마지막에 최고조로 향하게 하는 연출의 분배도 상당히 효과적이다. ‘불한당’은 흑과 백의 대비, 강렬한 색과 명암 등을 유감없이 보여주면서 이미지와 스타일 면에서 상당한 성취도를 달성했다.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의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만큼 전 세계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궁금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및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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