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주말극에 의열단이?...‘도둑놈도둑님’의 반전 오프닝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05.14 10: 55

MBC 새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이 의열단, 친일파 등의 소재를 사용하며 신선한 주말극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방송된 MBC 새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에서는 의열단 지도를 둘러싼 장판수(안길강 분), 홍일권(장광 분) 등의 악연과 갈등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냈다.
드라마는 밑바닥 인생의 ‘도둑놈’들이 부패한 ‘도둑님’들에게 치명타를 입히는 이야기. 심화돼 가는 빈부의 격차를 소위 금수저와 흙수저라 부르며 ‘신분차’로 나누는 현실을 꼬집는다. 이 땅의 좌절하고 지친 이들에게 위안을 선사하겠다는 포부를 지닌 드라마다. 

첫 회에서는 뜻밖에도 친일파와 독립투사의 후손들이 부딪히는 전개가 그려져 모두를 놀라게 했다. 드라마는 1945년 의열단의 단원 중 한 명이었던 백산이 무엇인가가 표시된 지도를 나무 속에 숨겨 놓는 것으로 시작됐다. 
1933년 의열단이 함께 찍은 사진에 있던 장만식의 손자 장판수는 절도죄 전과 2범이다. 그는 빚 때문에 국가유공자 유가족 신청을 했지만, 이 때문에 역으로 고문을 당하게 된다. 의열단 윤재홍의 후손인 윤중태(최종환 분)의 장인이자 친일파 후손인 홍일권은 사업을 위해 돈이 될 만한 의열단의 지도를 찾고 있었던 것. 
아들 민재를 두고 협박하는 홍일권 때문에 결국 장판수는 백산의 손자인 김찬기(조덕현 분)을 그에게 넘겼다. 김찬기는 결국 자살을 택하고, 자신의 아들을 부탁한다는 김찬기의 말을 떠올리며 장판수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의 아들 수현이를 구해낸다.
또한 생활고에 못 이겨 번개탄을 피우고 아들과 자살을 시도한 김찬기의 아내 민해원(신은정 분)을 보고 장판수는 이들을 구해냈고, 병원비를 위해 아들과 했던 도둑질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깨고 슈퍼에서 돈을 훔친다. 이를 본 장판수의 아들 민재는 아빠에게 또 다른 아들이 있다고 오해를 하게 된다. 
첫 회부터 ‘도둑놈 도둑님’은 강렬했다. 나라를 위해 모든 걸 바쳤던 의열단의 후손들은 생계형 범죄를 저질러야 할 만큼 힘든 삶을 이어갔다. 친일파의 후손들이 사업을 하며 떵떵거리고 사는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심지어, 친일파의 후손에게 고문을 당하는 의열단의 후손들을 그려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처럼 독립투사와 친일파라는 소재는 가족애를 중심으로, 가족들의 애환과 다툼, 사랑을 그려내는 주말극에서 좀처럼 다루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도둑놈 도둑님’은 훗날 권력에 대항하는 주인공들을 위한 포석으로 이 소재를 사용하면서 신선하고 묵직한 주말극을 만들어내게 됐다. 
과연 ‘도둑놈 도둑님’은 지금의 신선함과 주제의식을 끝까지 끌어가며 호평 받는 주말극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일단 시작은 좋다. 시청자들의 반응 또한 뜨겁다. 이 기세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 yjh0304@osen.co.kr
[사진] ‘도둑놈 도둑님’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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