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개콘’이 변한걸까 시청자가 변한걸까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17.05.15 12: 00

 900회를 맞이한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 대한 호평이 자자하다. 1999년부터 시작해 어느덧 18년이 지난 만큼 30%가 넘는 사랑을 받던 시절도 두 자릿수 시청률도 얻지 못하는 현재까지 매주 최선을 다해 재미를 만들어내기 위해 애쓰는 시간을 견디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방송된 ‘개콘’에서는 유재석, 김준호, 김대희, 김준현, 신봉선, 김지민 등 과거 ‘개콘’을 주름잡았던 개그맨들이 출연해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했다. 수많은 코너 중에서 인기 있고 재미있는 코너만 뽑았기에 재미없을 수 없었다.
추억이라는 양념이 더해지면서 재미가 더욱 증폭됐다. 2년 만에 ‘개콘’에 출격한 김대희, 먹방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김준현, 느낌을 아는 미녀 방송인 김지민 등 오랜만에 유행어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개콘’은 스탠딩 코미디라는 틀을 가지고 있다. 이 틀이 있기에 18년 동안 꾸준하게 방송을 이어올 수 있었다. 끊임없이 새로운 인물과 코너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순환되는 구조 속에서 대한민국의 트렌드는 변했다.
지금 시청자들은 방송에 출연하는 이들도 자연스러운 것을 원한다. ‘윤식당’, ‘미운 우리 새끼’, 욜로 열풍 등이 바로 그 증거다. 리얼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을 누리는 스타들의 재미를 함께 누리는 것을 원한다.
그렇지만 ‘개콘’은 출발부터 자연스럽지 않기에 그런 재미를 줄 수 없다. 최근 ‘개콘’ 코너 중에 주목을 받는 ‘아무말 대잔치’의 경우가 최근의 트렌드와 맞는 코너라고 볼 수 있다. 억지스러운 상황 설정과 과도한 슬랩스틱이나 분장이 아닌 생각나는 대로 말한다는 아무 말을 소재로 삼고 있기에 부담 없이 지켜볼 수 있다.
‘개콘’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개콘’의 힘은 스타도 순간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제작진도 아니다. 19년간 이어온 스탠딩 코미디라는 형식이다. 과연 ‘개콘’이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틀을 지켜오면서 시청자에게 새로운 재미를 줄수 있을까. /pps2014@osen.co.kr
[사진] '개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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